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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생존 2학년 학생 70명 단체 조문 제단 앞에서 국화꽃 들고 말없이 눈물만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 국민의 슬픔을 알기나 하듯 이틀 동안 구슬프게 내렸던 비가 그친 30일 오후 맑은 하늘 아래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 합동분향소에는 학생과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의 울음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오후 2시 18분쯤 고려대 안산병원에 입원했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74명 중 70명을 태운 전세버스 6대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합동분향소에 멈춰서고, 하나둘 내리기 시작하면서 합동분향소의 분위기는 일순간 엄숙해졌다.

사고 직후 병원에 입원했다가 더욱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한 병원 의료진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보름 만에 친구들의 영정 사진과 마주하게 된 학생들의 표정은 하얗게 얼어붙어 있었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색 하의를 입은 학생들은 끔찍했던 기억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탓인지 가족의 손을 잡고 합동분향소에 안치된 친구 157명과 교사 4명, 일반인 14명 등 총 175명이 모셔진 제단 앞에서 하얀 국화꽃을 들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구명조끼를 나눠 입으며 서로를 챙겼던 친구들, 마지막 순간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던 학생들은 그토록 보고 싶던 친구들을 보름 만에 다시 만났는데 그 누구도 서로 안부를 묻는 말 한마디 나누지 못했다.

세월호 안에서 보낸 하룻밤이 친구들과의 마지막 밤이었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 통곡했고, 함께 온 부모는 눈물을 그치지 못하는 자식의 어깨를 감싸며 같이 울었다.

이를 지켜보던 조문객 600여명과 자원봉사자, 단원고 졸업생, 취재진 등 수십여명도 학생들의 슬퍼하는 모습에 감정을 참지 못하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위로했다.

이곳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학생들이 조문을 끝내고 돌아가기까지 30여분간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단원고 총동문회 소속 졸업생과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카메라에 위축이 될 것을 우려해 옷가지로 이들을 감싸주는 등 현장에 있던 모두가 ‘살아남은 소중한 아이들’을 보호하는데 한마음이 됐다.

조문객 김모(46)씨는 “하루아침에 저 많은 친구들을 잃은 어린 학생들의 충격이 어떻겠느냐”며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슬퍼했다.

20여분간의 조문을 마친 학생들은 버스에 올라 심리치료를 위해 한 연수원으로 향했고, 아직 입원중인 4명 역시 같은 절차를 거쳐 학교로 돌아간다.

/안산=김준호·김지호기자 kj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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