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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원형 ‘우리동네 자치계획’, 지방자치 새 지평 열길

주민·도시·전문가 함께 주민자치 미래상 구체화

  • 등록 2026.02.05 06:00:00
  • 15면

수원특례시의 총 44개 동에서 ‘2025 우리동네 자치계획’이 마련됨으로써 주민자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동(洞) 단위의 중장기 발전 구상을 담고 있는 ‘우리동네 자치계획’은 단발성 사업 중심의 활동이 아니다. 주민과 도시·마을 분야 전문가가 함께 구상한 계획은 마을을 중심으로 주민자치의 미래상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원형 ‘우리동네 자치계획’이 풀뿌리 지방자치 역사의 새 지평을 열길 기대한다. 


44개 동이 수립한 자치계획을 살펴보면 주민들이 바라는 마을의 모습은 크게 네 가지 흐름으로 나뉜다. ‘주민 간 소통을 핵심 가치로 삼은 마을’, ‘노후화된 지역을 지속가능하게 재생하려는 마을’,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성장을 모색하는 마을’,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 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하는 마을’ 등이다. 이 가운데 수원시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계획은 주민 소통을 마을 발전의 출발점으로 제시한 11개 동의 구상이다. 


지난해 수립된 우리동네 자치계획에는 ‘함께 사는 방법’을 찾으려는 주민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역사성이 깊거나 주거 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주민 간 소통을 핵심 의제로 설정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공동체 회복이 곧 마을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깨달음이 계획 곳곳에 반영된 셈이다. 


주민과 전문가들은 오목천동·고색동·평리동·평동 등 4개 법정동을 직접 답사하며 자원과 문제를 함께 정리했다. 평동 자치계획의 제목은 ‘기억의 숲, 꿈의 터전’이다. 세대와 삶의 방식이 다른 주민들이 자연과 문화를 매개로 함께 성장하는 마을을 목표로 삼았다. 주민 의견을 종합해 ‘기억의 마을’, ‘연결의 마을’, ‘세대 공존 마을’을 위한 4대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권선구 구운동, 권선2동, 세류1동, 세류3동은 세대 간 단절 해소를 공통 과제로 설정했다.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어울리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자치계획의 핵심이다. 구운동은 ‘세대가 어우러지고 이야기가 흐르는 일상 공동체’를 미래상으로 제시했다.


화서1동, 우만2동, 광교1동, 망포2동, 영통1동 등 공동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들은 ‘이웃과의 공존’을 자치계획의 중심 가치로 설정했다. 화서1동은 ‘일상을 나누고 온기를 더하는 마을’을 목표로, 우만2동은 ‘우리가 만들고 이끄는 동네’를 비전으로, 광교1동은 ‘같이의 가치를 잇는 광일이네’라는 의인화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망포2동은 ‘이사 오고 싶은 마을’을 장기 목표로, 영통1동은 전입·전출이 잦은 특성을 반영해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집약할 복합문화 거점 조성을 핵심 과제로 각각 설정했다.


‘우리동네 자치계획’은 주민자치회가 주도해 동(동네)의 중·장기 발전 방향과 구체 사업을 ‘자치계획단’과 ‘주민총회’ 과정으로 수립·의결하는 주민자치 제도다. 법적·행정적 확정 사업과는 구분되는 이 사업은 수립된 계획을 주민총회의 의결·승인을 거친 뒤 실행한다는 차원에서 진일보한 선진 풀뿌리민주주의의 장신을 담고 있다. 


영국·프랑스 등 선진국의 참여자치에서 중앙-지방 관계가 상호 의견제시에서 협의, 공동결정, 지방 주도 형태로 발전하고 있음은 역력하다. 도시재생 경험을 통해 주민과 지자체의 역할은 점차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국가 전체를 놓고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국가행정 못지않게 가장 가까운 지역을 가장 잘 아는 현장 주민들이 직접 문제점을 찾아내고 미래비전을 설계하는 역할을 극대화하는 것은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의 핵심 과제다. 


세계 최고의 관광 휴양지로 발전한 스위스의 건강한 풀뿌리 지방자치는 유명한 모범사례다. 신축 건물의 색깔 하나를 결정하는데도 관광 휴양지로서의 품격 유지를 위한 집단 지성을 동원한다는 그들의 지방자치 수준은 부러운 대목이다. 수원형 ‘우리동네 자치계획’이 전국의 참여자치 수준을 끌어올리는 모범적인 사례로 기능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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