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월호 침몰사고와 지하철 추돌 등 잇따른 안전사고와 관련해 각 지자체마다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부천시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광역도로를 개설하면서 시민의 안전을 무시한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조성해 말썽을 빚고 있다.
더욱이 도로개설을 주관하고 있는 부천시 도로과는 인도와 자전거도로 내 안전시설은 당초 설계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업체가 제출한 준공서류에만 몰두하고 있다.
11일 부천시 도로과와 시민들에 따르면 시는 부천시 오정구 작동과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을 잇는 광역도로 개설공사를 2007년 10월 실시계획에 이어 2010년 2월 착공, 오는 14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공사는 중흥종합건설㈜이 시공사로 길이 1.1㎞, 폭 30m 6차로 도로에 130m 터널이 포함돼 있고 국·도·시비를 포함해 총 59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도로개설과 함께 조성된 인도와 자전거도로 측면에 빗물용수로인 브이형측구 900여m가 60~70°에 이르는 경사면인데도 불구하고 통행자를 위한 안전펜스조차 설치되지 않아 자칫 안전사고 우려를 안고 있다.
더구나 인도 일부 경사구간에는 사후처리 미숙으로 장마 등 우천 시 진흙 토사가 흘러내릴 우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설계상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준공처리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시민 이모(55)씨는 “자전거도로가 개설됐다고 해서 어린이날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이곳에 왔다가 깊이 3m 정도의 수로로 떨어진 뻔 했다”며 “수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도로를 설계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탁상행정이 보여주는 안전불감증”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또 한 주민은 “일부구간은 마감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가 오면 황토물과 진흙이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덮칠 것이 뻔한데 대책조차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안전펜스는 설계상에 없는 부분이고, 인도 법면부분에는 풀 씨앗 종자를 뿌린 상태로 뿌리가 내리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도로과 관계자는 “안전펜스 등이 당초 설계상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준공 후 관할구청에 인계된 후 사후 작업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곳 광역도로는 지난 2일 임시 계통됐고, 오는 6월쯤 서울 신월동과 관통될 예정이다.
/부천=김용권기자 y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