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고양터미널 화재 사고 며칠 전 터미널 전반 시설의 안전점검을 벌였지만 요식행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다.
28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시 안전총괄과는 지난달 24일 다중이용시설과 여객터미널 등 2천300여개 특정시설에 대한 시설 안전점검을 할 것을 각 부서에 지시했다.
특정시설에는 2만7천여㎡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의 복합건물인 고양터미널도 포함됐고, 지하 2층 홈플러스는 지역경제과가, 지상 1∼2층 터미널은 대중교통과, 지상 5∼7층 영화관과 지하 2층 홈플러스 가스시설은 일산동구청 산업위생과가 각각 시설점검을 했다.
시 안전총괄과는 점검 항목으로 비상시스템 가동 등 안전관리와 소방, 전기, 가스 등 30개 세부 항목을 첨부했지만 각 부서의 시설안전점검은 형식적인 선에서 끝났다.
지역경제과는 아예 홈플러스에 공문을 보내 자체 시설점검 뒤 결과 통보를 요청하는 선에서 점검이 이뤄졌고, 홈플러스는 아직 점검결과를 통보하지 않았다.
대중교통과는 지난 16일 터미널 운영과 관련, 운행관리원 배치 유무, 승강장 안전 유무, 장애인 피난시설 설치 여부 등을 점검했고, 소방시설에 대해선 고양터미널이 지난 3월 자체적으로 민간에 위탁 실시한 결과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터미널건물에 입주한 매가박스 영화관에 대한 점검은 하지 않고 고양시내 다른 건물에 입주한 롯데시네마 영화관을 ‘표본 점검한’ 것으로 갈음했다.
시는 입점업체가 없다는 이유로 화재가 난 지하 1층을 비롯해 지하 3∼5층, 지상 3∼4층 등은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자초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부서별 안전점검이다 보니 건물 전체의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시 안전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고양=고중오기자 g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