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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연주에 꿈 실은 청춘 “恨 서린 가락에 빠졌어요”

김은희 씨, 연변대학 예술학원서 전통음악 전공

 

지난 5월 22일, 연변대학 예술학원 음악표현학과 졸업콘서트장을 찾았다. 콘서트 말미에 김은희(24살·사진)씨의 해금연주가 있었다. 연주곡은 "봄맞이"이다. 연주후반부에 다양한 연주자의 화음이 더해졌다. 가야금과 더블 베이스 등. 하지만 무엇보다 김은희씨의 음악, 그 해금은 아름다왔다.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우아한 해금이 성큼 다가온 봄을 손에 잡힐듯 아득한 아름다움으로 현상해낸다.

그래서일가. 잔잔하게 켜는 김은희씨의 해금연주는 신비롭고 여운있는 분위기를 담고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인데 현대화의 물결이 서양음악과 류행음악을 몰고와 정작 우리의 전통음악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듯싶어 가슴이 아파요"라고 말하는 그녀.

연변대학 예술학원 음악표현학과에서 해금을 전공하고있는 김은희(24살)씨는 전통음악에 대한 가볍지 않은 리해와 욕심을 가진 연주자이다. 학창시절부터 석사과정을 막 시작하게 되는 현재까지 외길을 걸어왔다. 다른 진로에 대한 생각은 추호도 없었던 그녀, 해금을 켤때가 너무 좋아 계속 더 연구하기로 마음먹고 주위를 둘러보니 같은 길을 걸어가던 사람들이 몇명 남지 않았다.

얼마전에도 후배 한명이 해금을 포기했다. 요즘은 대학생들 취업도 시원찮은 형편인데 다른 공부를 해보련다는게 리유란다. 섭섭함이 울컥 치밀어올라 몇마디 가시돋힌 말을 내뱉곤 되려 미안함에 펑펑 눈물을 쏟아냈던 은희씨다.

이젠 동기라야 초중시절부터 단짝이였던 친구 한명, 게다가 해금을 전공하는 후배는 예술학원을 샅샅이 뒤져봐도 딱 한명뿐이란다. 다들 점점 밀려나기만 하는 전통음악의 처지에 중도포기를 선언하지 않으면 다른 진로를 찾아 떠나갔다. 맥 끊길 위기에 놓여있다 해도 과언은 아닌듯하다.

그럼에도 "해금은 제 삶의 일부분이예요. 지금 사정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해금으로 감동을 주는 연주자가 되련다는 제 꿈은 변함이 없구요"라고 당차게 말하는 김은희씨이다.

어떻게 해서 그녀는 해금과 인연을 맺었을가?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피아노를 곧잘 쳤다. 가정환경도 한몫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연변대학 예술학원에서 민족음악을 가르치는 교수로 있다.

"두살배기 아기때부터 아버지가 부르는 판소리, 민요 그리고 아버지가 다루던 악기소리를 들으면서 자랐어요. 아버지는 음악으로 저를 다스렸거든요. 재울 때도, 놀게 할 때도 늘 음악을 들려주셨답니다."

그녀가 민족음악에 푹 빠진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큰듯했다. 글을 익히기 시작해서부터는 아버지 뒤꽁무니에 묻혀 공연에 따라나섰다. 잔심부름도 하면서 연주하는 악사들 곁에서 소리를 익히고 악기 다루는 법도 배울수가 있어 마냥 즐거웠다는 김은희씨이다. 그러다 소학교 5학년에 입학해서 아버지의 권유로 해금을 공부하게 됐단다.

"해금이 선사하는 소리는 애잔하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며 어딘지 모르게 한이 서려있는것 같아 구슬프면서도 울부짖는듯한 소리였어요."

현대의 어떤 기술로도 흉내낼수 없는 해금소리가 너무나 인상적이였다는 그녀는 해금켜는 소리를 내며 가슴을 쥐여짜는 시늉을 해보인다. 해금의 소리는 그녀를 손에 잡히지 않는 세계로 이끌어간다.

꾸준하게 해금만을 켜온 덕분에 김은희씨와 그녀의 파트너들이 함께 한 해금연주는 지난 2008년, 2012년 두차례나 전국소수민족음악콩클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안아오기도 했다.

가끔은 "해금이 뭐예요? 얼후(二胡)랑 헷갈려서요", "부는거예요? 켜는거에요?"라고 묻는 사람들도 많단다. "해금"하면 그 모양새를 바로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서운함이 몰려올 때도 많다.

이에 그녀는 "우리 전통음악문화의 미래는 우리 청춘들이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이어가는지에 달려있어요. 무형문화재를 잇기 위한 젊은이들의 노력이 이어져야 하죠"고 바람을 내비친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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