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각료 후보자들의 ‘부적격’ 논란과 관련 청와대의 인사 난맥상이 국민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내각의 전면 재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침묵모드’를 지속하며 청와대의 결단에 예의주시 했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22일 국회 브리핑에서 “친일 내각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판단”이라며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를 무력화하는 도발을 강행하는 시점에서 계속 시간을 끄는 것은 국제 사회에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께 고언 드린다. 인사참극을 사죄하고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경질과 2기 내각 전면 재검토를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지방정부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나라가 연일 편치 못하다. 내치 공백으로 국민이 불안해하고 계신 때에 총기난사 사건까지 발생해 민심이 어수선하다”고 지적한 뒤 “집권세력은 국무총리 후보와 2기 내각 후보로 국민의 뜻과는 반대인 분들을 세워서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현 상황을 “총체적 난국”이라고 꼬집은 뒤 “참사 탓에 새 내각이 구성되는데, 참사를 잊을 정도로 인사문제가 크다니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가 ‘박 대통령 귀국 후 임명동의안 재가 검토’라는 입장을 발표한 지난 18일 이후 지속된 ‘침묵모드’ 속 청와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했다.
특히 박 대통령 귀국 후 청와대와 문 후보자 간에 모종의 메시지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문 후보자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이른바 ‘친일 사관’ 논란에 휘말린 문창극 후보자 거취와 관련 “조금 더 지켜보자”면서 “잘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오늘 여러 가지 판단하고 결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새정치연합의 2기 내각 전면 재검토 요구에 대해 “나랏일 하는 분들이 신중하게 두루 살피면서 무겁게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언급 자제에도 불구, 당내에서는 비주류뿐 아니라 주류 측에서도 ‘문창극 카드’를 더 이상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자의 거취 문제에 대해 “천하가 다 아는 것 아니냐. 이제 다 끝난 것 아니냐”면서 사실상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했고, 또다른 관계자도 “문 후보자가 버티면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