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 포르투갈이 월드컵 16강 탈락의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포르투갈은 23일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미국과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1분을 남겨놓고 터진 바렐라의 천금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독일과 1차전에서 0-4로 대패했던 포르투갈은 승점 1점을 챙기며 1무1패로 독일과 미국(이상 1승1무)에 이어 가나와 동률을 이루며 골득실(가나 -1, 포르투갈 -4)에 밀린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실낱같은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포르투갈은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할 순 없지만 오는 27일 가나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많은 골을 내며 승리를 거두고 독일이 미국을 대파해 준다며 골득실을 따져 16강에 오를 수도 있다.
포르투갈은 2002년 한·일 대회 조별리그에서 2-3 패배를 안긴 미국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다시 만나 설욕을 벼르며 전반 시작 5분 만에 나니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는 듯 했다.
그러나 수비의 핵인 페페가 1차전에서 ‘박치기 반칙’으로 퇴장당해 출전 정지를 당한데다 파비우 코엔트랑도 부상으로 경기를 뛸 수 없어 생긴 수비의 균열을 메우진 못했다.
전반을 0-1로 마친 미국이 후반들어 공세를 높였고 19분 만에 저메인 존스의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
한번 무너진 포르투갈의 수비벽은 후반 36분 미국의 클린트 뎀프시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또다시 무너졌다.
다급해진 포르투갈은 잇따라 공격수를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정규시간 90분이 지날 때까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5분의 추가시간 중 4분여가 흐를 때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호날두가 올린 크로스를 바렐라가 헤딩으로 골망을 가르며 극적인 무승부를 연출했다.
앞서 열린 H조 벨기에와 러시아의 경기에서는 벨기에가 후반 43분 터진 디보크 오리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남은 한국과의 3차전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러시아는 1무1패가 돼 알제리와 최종전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16강 진출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됐다.
전반 내내 헛심 공방을 펼치며 이러다할 득점기회를 잡지 못한 벨기에와 러시아는 후반에도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이 야유를 보낼 정도로 지루한 공방을 계속했다.
그러나 후반 40분을 넘기면서 러시아를 강하게 몰아붙인 벨기에는 경기종료 2분을 남기고 에덴 아자르가 결승골을 뽑아내며 16강 행을 확정지었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