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 팀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와 아리언 로번이 침묵한 가운데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는 평행선이 이어졌으나, 승부차기에서는 오히려 일찌감치 아르헨티나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었다.
그 중심에는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가 있었다.
네덜란드가 워낙 조심스럽게 기회를 엿보느라 유효슈팅이 3개에 불과해 120분이 흐르는 동안에는 로메로가 공을 제대로 마주할 기회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아껴둔 힘을 승부차기에서 발산했다.
네덜란드의 첫 번째 키커 론 플라르가 오른발 슈팅을 날리자 그는 방향을 읽어내 몸을 던지면서 방어에 성공해 기선을 제압했다.
아르헨티나의 첫 주자 메시와 양 팀의 두 번째 키커들이 모두 성공하면서 승부의 향방은 계속 안갯속에 빠져 있었다.
이어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의 순서.
네덜란드의 전담 키커인 스네이더르의 오른발을 떠난 공을 로메로가 다시 펀칭으로 막아내 승리의 여신을 아르헨티나 쪽으로 끌어당겼다.
로메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넘버원’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월드컵 이전에는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해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시즌 삼프도리아(이탈리아)에서 모나코로 임대된 그는 소속팀에서 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표팀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순간에 특유의 번뜩이는 반사신경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진가를 알렸다.
마누엘 노이어(독일), 케일러 나바스(코스타리카), 기예르모 오초아(멕시코), 팀 하워드(미국) 등 골키퍼들이 앞다퉈 ‘선방 쇼’를 펼치며 득세하는 이번 대회에서 로메로는 ‘특급 수문장’ 목록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
그는 이날 경기의 ‘맨 오브 더 매치’로도 선정돼 활약을 인정받았다.
2007년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아르헨티나가 금메달을 획득할 당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그가 월드컵에서도 우승의 선봉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