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27년 동안 사고로 평생을 누워있는 아내와 어린 자식들의 죽음 등에 대한 충격을 이겨내고 아내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살아온 인천 남동구 인제이용원 정학률(60) 대표가 있다.
-정학률 대표의 인생은?
그는 가정의 어려움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야간중학교를 다니면서 이용기술을 배워 지난 1974년도에 이용사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군대를 제대하고 1979년에 서울에서 취직 이용사 활동, 1980년에 인천 인제고등학교 내 이용원을 임대받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는 결혼 후 가족들이 두번의 교통사고로 첫째와 둘째를 잃었고, 아내는 사고의 충격으로 뇌가 손상되고 신체의 대부분의 뼈를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수술을 몇 차례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닥친 모든 일들에 대해 “자신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들보다는 행복한 것 아니냐”라고 말한다. 그는 “사고 당시 세상에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았지만 당시 모든 것을 포기하면 살아있는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아 열심히 살았다”고 했다.
현재 그는 34년을 한곳에서 단골손님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지역 어르신은 아버님처럼, 또래 손님은 형제처럼, 어려운 이웃은 가족처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조금 더 노력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건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요 봉사활동은?
그는 “봉사라고 할 수 있느냐” 라고 하지만 이용기술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도 재능기부하고 또 이용원 수입의 일부를 홀몸노인, 차상위 계층, 한 부모가정 등에 기부하고 있다.
이용원을 이용하는 단골손님들은 이용원에서 필요한 일들을 도와주거나 봉사활동 시에도 참여해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그의 조건 없는 봉사활동은 이용원을 찾는 단골손님, 지역 내 이웃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행복하게 이웃들과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운영상 어려운 점은?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어려움이 조금씩 더해나가는 것 같다.”
그는 “나라 전체가 어려운데 자신도 당연히 어려운 것 아니냐”라며 “어려우면 그만큼 불우이웃들이 늘어난다는 것이 아쉽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경기침체로 인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일들이 있을 것 같다”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 세상에 행복은 무엇일까? 돈, 명예, 권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린시절 돈이 없어 공부를 못했다. 가진 것은 가족, 기술뿐이다. 자식의 죽음, 사고로 인한 아내의 기약 없는 간병. 인생에서 언제부터인가 행복이란 말을 잊었다. 하지만 자신이 어려움에서도 버티고 살아갈 수 있는 현실이 행복으로 돌아왔다. 내 아내를 돌볼 수 없는 실정이라면 얼마나 불행할까. 돌볼 수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가!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실이 얼마나 행복한가! 자신을 뒤돌아 보면 자신이 할 수 일이 있다는 게 행복이다. 나는 너무 행복하다! 긍정의 힘은 엄청나다! /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