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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천방지축 멈추지 않는 자동차”

 

지코 프로듀싱 여러 장르 음악 ‘잭팟’

무대 위 악동들, 자유분방한 ‘끼’ 발산

차별화 원해 ‘유니크’한 러브송 발표

“사람들 많이 하는 것 쫓아가지 않아”

미니앨범 ‘헐(HER)’ 그룹 블락비


그룹 블락비(지코, 태일, 재효, 비범, 피오, 박경, 유권)는 요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같다. 인기 상승세가 가속 페달을 밟고 질주하는 수준이다.

‘베리 굿’이라고 환호하는 소녀, 누나, 이모들이 급증했고 음원차트에서도 ‘잭팟’을 터뜨렸다. 지난달 발표한 미니앨범 ‘헐’(HER)은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고 공개 10여 일이 지났지만, 수록곡 2곡이 각종 차트 10위권에 진입해있다.

인기의 반등에는 이유가 있는 법.

2011년 데뷔한 이들은 ‘유사품’이 판치는 아이돌 시장에서 음악이든, 캐릭터든 영리하게 차별화를 꾀했다. 기획사의 철저한 계산 아래 만들어진 느낌은 아니다.

멤버 지코가 프로듀싱을 맡아 손수 만드는 음악은 힙합 비트에 일렉트로닉, 록, 펑키 등 다채로운 장르를 더하며 진화했다. 노랫말에선 식상한 애정 타령도 하지 않았다. 여느 보이 그룹들이 ‘러브 테마’의 댄스 음악, 칼 군무를 앞세운 것과는 다른 지점이다.

캐릭터 또한 흥미로웠다. 통제되지 않을 것 같은 천방지축 악동들. 뮤직비디오에선 해적(‘닐리리맘보’), 광대 탈을 쓴 악당(‘잭팟’), 은행 강도(‘베리 굿’) 등 과격한 무법자로 등장해 난장판을 벌였고, 무대에선 자유분방한 ‘끼’를 발산했다.

블락비가 성공하자 가요계에는 힙합과 ‘상남자’ 캐릭터를 내세운 보이 그룹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기획사들이 이들처럼 거친 남성성을 부각해야 여심을 자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남들과 같은 건 거부하는 이들.

이번 앨범 ‘헐’에선 되레 사랑을 주제로 내세워 반전을 꾀했다. ‘헐’은 ‘그녀’를 뜻하는 영어 ‘HER’와 ‘그녀를 보고 놀랐다’는 의미의 감탄사 ‘헐’이란 이중적인 의미를 담았다.

음악에 맞춰 알록달록한 의상을 입고 귀여운 표정과 사랑스러운 손짓, 발동작으로 무대를 누빈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이들은 “외출했는데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나면 왠지 민망하다”며 “이번엔 옷을 갈아입는다는 느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 곡을 작사·작곡한 지코는 “러프한 힙합 비트에 1, 2절 랩을 얹은 음악, 강한 콘셉트를 한 팀이 주류가 될 만큼 많이 나왔다”며 “우린 달라지고 싶었다. 다른 친구들은 많이 해본 감성적인 주제가 우리에게는 ‘유니크’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헐’은 록 블루스 기반에 중독성 강한 기타 선율이 담겨 달콤한 러브송과 궤를 달리한다.

“확 바뀌면 어색할까 봐 자연스럽게 바꾸는 편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우리 색깔을 가미해 사랑을 주제로 했지만 ‘달달한’ 노래는 아닙니다.”(지코)

이러한 위치에 오기까지 난관도 있었다. 2012년 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태도 논란이 불거졌고, 지난해 초 전 소속사와 분쟁도 있었다.

지코는 “우린 성숙하지 못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같았다. 운전을 가르쳐주는 사람도, 내비게이션도 없이 신나서 마음대로 주행했다”고 돌아봤다.

잡음을 일으키며 공백기도 보냈지만 버텨낸 건 음악적인 재능 덕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지코는 “‘난리나’, ‘닐리리맘보’, ‘베리 굿’까지는 블락비 하면 유추되는, 자유분방함을 각인시키려는 음악이었고 ‘잭팟’과 ‘헐’에선 음악 스펙트럼을 확장해 장르에 제한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요즘 트랩이란 장르를 많이 시도하는데 난 트랩을 사랑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하니 쫓아가고 싶지 않아 피해갔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입지도 한층 견고하게 다져졌다. 음원 지지도가 상승했고 앨범 첫 주문 물량도 5만 장에 달했다. 팬클럽 BBC의 활동도 활발하다.

지금 필요한 건 팀워크다.

“우린 생각이 달라 엄청 싸워요. 하지만 회복도 무척 빠르죠. 사적인 시간도 같이 보내요. 한강에서 농구를 한 뒤 돗자리를 깔고 치킨에 맥주도 한잔하죠. 놀 때는 건전하게 놉니다. 하하.”(지코, 유권, 재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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