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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아기들의 만찬

 

아기들의 만찬

                                      /한경용

맞벌이 부모 대신 먼저 끓여 먹곤

한잠 푹 빠진 새끼들의 꼬부라진 잠자리

꼬까 장난감처럼 씻어놓은 냄비에는

꼬인 면발이 통통

-한경용 시집 〈빈센트를 위한 만찬〉, 한국문연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은 철이 일찍 드나 보다. 부모가 당장 곁에 없으니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겠지. 부모는 늘 안타까운 마음이고. 퇴근 후 종종걸음으로 집안에 들어섰을 때, 기다림에 지쳐 꼬부라져 잠들어 있는 아이들, 텔레비전은 저 혼자 웅웅거리고, 거실의 전등불은 대낮처럼 훤하고……. 배고픔을 참지 못해 라면이라도 끓여서 먹었다면, 그리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설거지라도 해놓았다면, 스스로 장난감을 씻듯 제 딴엔 열심히 씻어 놓은 냄비에 씻기지 않은 면발이 붙어있다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면서 절로 눈물이 핑 도는, 아프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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