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경제 논란에 빠져있는 5만원권의 환수율이 지난 3분기에 19.9%를 기록, 발행 첫해에 이어 또 다시 10%대로 떨어졌다.
또 대형마트·백화점이 발행한 액면가 30만원 이상의 고액 상품권은 1년새 2배로 불어나 지하경제에 악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9월 발행된 5만원권은 4조9천410억원에 달했지만 환수액은 9천820억원에 그쳤다.
분기 환수율이 이보다 낮았던 적은 지난 2009년 6월 첫 발행 이후 그해 2분기(0.1%)와 3분기(1.1%)를 빼고는 처음이다.
2009년 4분기만 해도 24.7%로 높아졌으며 새 화폐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2012년 4분기에는 86.7%까지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3분기에는 추석을 앞두고 5만원권 공급물량을 늘린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지만 5만원권 환수율 하락이 지하경제와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은 계속 대두되고 있다.
지난 7일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은 “개인이나 회사가 현금 형태로 재산을 보유하거나 세금을 피하기 위한 현금거래를 늘리는 것”이라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은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올해 처음으로 일반인과 기업을 상대로 화폐 수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여 연내 공표할 방침이다.
5만원권은 정부가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작년부터 환수율이 급락,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이 탈세 등 지하경제 수요를 오히려 늘린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돼 왔지만 정확한 원인 분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또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고액상품권 발행량 역시 1년 새 2배로 불어난 점도 지하경제가 확대되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지난해 한국조폐공사가 유통사의 위탁을 받아 찍어낸 30만원·50만원권 상품권은 478만장으로 1년 전(227만장)보다 110.6% 증가했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