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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도 주목한 기업… 수출실적 3조원 ‘뻥튀기’

모뉴엘, 사기수출 혐의… 박홍석 대표 등 3명 구속
사기대출 위해 수출가 조작…446억 해외로 빼돌려

관세청은 3조원대의 제품을 허위수출한 혐의(관세법 위반) 등으로 가전업체 모뉴엘의 박홍석(52) 대표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또 범죄에 가담한 모뉴엘 자금팀장 등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20일 첫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관세청은 우선 관세법 위반을 적용할 수 있는 1조2천292억원의 허위수출 혐의를 잡아 전날 박씨 등을 구속했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박 대표 등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3천330차례에 걸쳐 홈씨어터(HT) PC 120만대를 3조2천억원 상당의 정상제품인 양 허위수출하고, 446억원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다.

조사결과 박씨는 지난 2007년 HT PC로 국내에 재고가 쌓이면서 자금난에 봉착하자 거액의 사기대출을 받기 위해 수출가를 고가로 조작, 수출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실제로 가공공장이 있는 것처럼 홍콩에 100만달러(약 10억5천만원)를 투입, 창고와 위장조립공장을 마련하고 실물 이동 없이 허위 수출입을 반복하기도 했다.

모뉴엘은 홍콩에 있는 위장 조립공장에 은행이나 회계사무소의 실사가 있을 때 현지인 30여명을 긴급 고용해 조립라인과 공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도록 연출하고, HT PC 4만여대와 빈 상자를 창고에 쌓아 가동 중인 공장으로 위장했다.

세관은 “홍콩에서 허위의 내륙(Trucking) 운송장을 만들어 이를 은행에 제출하는 등 허위매출의 76%를 해외에서 발생시켜 당국의 감시망을 최대한 피했다”고 전했다.

모뉴엘의 자회사인 잘만테크도 지난 2012년 3월 중순부터 지난 6월 중순까지 76차례에 걸쳐 홍콩에서 이런 허위수출로 미화 8천800만달러(약 927억7천만원)를 위장수출한 사실이 적발됐다.

잘만테크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박홍석 대표가 전체 지분의 64%를 가진 대주주로 있다.

박 대표는 국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자신이 관리하는 홍콩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하고 이 가운데 446억원을 빼돌려 브로커 로비자금, 주택구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은 사건을 마무리 짓고 내주 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검찰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하면 박씨의 배임, 횡령, 뇌물수수 등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급성장한 가전업체로 혁신업체로 주목받다 최근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 파문을 일으켰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도 지난 2007년 세계가전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주목할 회사로 지목해 지명도를 높이기도 했다.

/양규원기자 y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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