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
편집의 구체적 방법론 제시
창조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해체·재구성한 것의 결과물
문화심리학자이자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방송 활동으로 잘 알려진 김정운 명지대 교수가 점점 중요성이 커지는 편집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한 책.
모래밭에 나체의 여인이 누워 있다. 가슴은 두 팔로 감싸고, 배꼽 아래 그곳은 ‘아이팟’으로 아슬아슬하게 가렸다.
저자는 그곳, 아니 그것을 뚫어지게 바라보지 않는 당신을 ‘변태’라고 말한다. 저자는 변태를 ‘창조적 인간’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생식기에 집중하는 것은 동물적 본능을 가진 인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본능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는 자만이 남들과 다른 창조적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전한다.
창조란 별 다른 것이 아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것도 아니다. 창조는 기존에 있던 것들을 구성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한 것의 결과물이다. 세상의 모든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이라는 뜻이다.
그는 통섭, 융합, 크로스오버 개념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 너무 세분화돼 서로 전혀 소통이 안 되기 때문이다. 거의 바벨탑 수준이다. 세상을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최소 단위로 나누고, 각 부분을 자세히 분석하면 전체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근대의 해석학은 한계를 드러낸 지 오래다.”
그는 ‘에디톨로지’가 통섭이나 융합, 크로스오버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섭이나 융합은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뭐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구체적 적용도 무척 힘들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에서는 마우스의 발명과 하이퍼텍스트가 핵심 주제다. 마우스라는 도구의 발명이 인간 의식에 가져온 변화를 중심으로, 지식과 문화가 어떻게 편집되는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한다.
2부 ‘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에서는 원근법을 중심으로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를 다룬다. 원근법의 발견이 가져온 혁명적 변화의 내용을 살펴보고, 시간을 다루는 역사학에 밀려 있는 공간학 또는 공간 연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해 알려준다.
마지막 3부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는 심리학의 본질에 관한 설명이다. 먼저 심리학의 대상이 되는 인간, 즉 개인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편집됐는가를 살펴본다.
아동과 청소년이라는 개념의 탄생 과정, 즉 개인의 편집 과정에 역사 발전이라는 근대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작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성립과 몰락이 심리학이라는 근대 학문 형성과 어떤 관계에 있는 가를 메타적 관점에서 살펴본다./김장선기자 kjs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