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세월호 참사’의 주요 인물 중 한명인 이준석(68) 선장에 대해 법원이 살인죄를 무죄로 인정, 징역 36년을 선고하자 유가족 등은 분노에 사로잡혔다.
유가족은 “판사님, 이건 너무합니다”, “아이들 몇명이 죽었는데…”, “우리 아이들 목숨값이 고작 이것이냐”, “차라리 다 풀어달라”고 고성을 지르며 오열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도 이번 결과에 대해 “가족들의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고 한탄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준석 선장에게 사형을 선고해 의무를 저버리고 수백명을 희생시켰을 때 자신의 생명도 보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천명해주길 바랐다”며 분노했다.
이들은 “재판부에 ‘승무원들은 승객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한 것이 분명하며 그렇기에 살인’이라고 밝혔다”며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 나라는 저희 가족의 바람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검찰이 항소를 해 피고인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돈과 안전을 바꿔치기해 사람의 목숨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이다. 국민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특위 소속 변호인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피고인들의 진술에만 근거해 살인죄를 무죄로 인정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책임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판결이 나와야 한다”며 항소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이날 결심 공판에는 안산 등에서 온 세월호 유가족 30여명이 참석해 방청석을 지켰으며 안산지원에서도 유가족 20여명이 스크린을 통해 선고 과정을 지켜봤다.
아울러 수 많은 광주 시민과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광주지법 인근에서 노란 우산과 피켓을 들고 유가족을 응원했다./안산=김준호·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