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호 담수화 논란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담수화가 필요하다’ vs ‘제2의 시화호 사태를 막기 위해선 해수유통이 필요하다’
화성호 담수화를 둘러싼 화성시와 한국농어촌공사간의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최근 농어촌공사가 화성호에서 시화호까지 이어질 도수로 공사 발표를 하자, 시는 물론 정치권까지 가세해 사업철회와 도수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화성시 궁평리와 매향리 사이 바다를 가로막아 건설한 화성호는 한국농어촌공사가 15년 공사 끝에 지난 2008년 완공한 9.8km에 달하는 방조제다.
화성호는 우량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국책사업으로 조성한 담수호다.
농어촌공사는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배수갑문을 하루에 두 차례씩 열어 바닷물을 유통시키고 있지만, 2015년부터 배수갑문을 폐쇄해 해수유통을 차단할 예정이다.
새로 생겨나는 농경지와 인근지역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한국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 송기룡 공무부장은 “화성호는 당초 우량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국책사업으로 조성된 담수호다. 그런데 화성시가 해수유통을 주장하고 있는데 간척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 해수유통은 불가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화성시와 정치권에서 도수로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해수유통을 차단하면 수질오염이 가중돼 제2의 시화호 사태가 불 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홍사승 시 환경정책과장은 “화성호 주변에 대형 개발 사업들이 계획 또는 시행중에 있어서 수질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담수호는 심각한 수질오염만 가중될 뿐”이라면서“ 수질 생태계의 회복을 위해선 반드시 해수유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화성호의 담수화 시기는 2016년 총리실 산하 수질보전대책협의회에서 화성호 수질에 대한 중간평가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면서 “화성호 담수화문제는 그때 가서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일용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은 “시화호, 평택호 등 담수화가 진행됐던 곳은 모두 죽음의 호수가 됐다”며 “이미 여러 사례에서 확인된 만큼 물은 흘러야 한다”며 “화성호는 반드시 해수유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담수화가 필요하다’는 농어촌공사와 ‘제2의 시화호 사태를 막기 위해선 해수유통이 필요하다’는 화성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있다.
/화성=최순철기자 so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