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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마음으로’… 친환경 문화체험으로 소외계층 품다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티트리(Tea-tree)

 

 

12년 전 아토피 질환 앓는 아이 위해

유기농 음식·천연제품 직접 만들어

입소문 타면서 문화센터 강사로 활동



2005년 ‘티트리’ 교육기관 마련

문화체험 개발활동 전문가 양성 시작

탈선 청소년·경력단절여성 기회 제공



기능성 비누 등 친환경 생활제품 제작

모기기피제는 ‘亞소셜벤처대회’ 1위

영리(營利)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의 이미지는 어딘 지 모르게 인간미가 없어 보여 차갑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최근 기업들은 감성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기업들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감성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녹아들어 있다. 군포 소재 예비사회적 기업인 ㈜티트리(Tea-tree)도 이러한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05년부터 소외계층에게 질 높은 문화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문화센터 출강을 시작한 티트리는 탈선 청소년, 장애아동 부모, 경력단절여성 계층 등의 사회적·경제적 자존심 회복을 돕고 있다.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으로 시작된 기업, 티트리

티트리 대표 손혜선 씨는 12년 전 아토피와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치료가 곤란한 자가면역질환 등을 앓고 있는 자신의 아이에 대한 걱정이 무척 컸다.

당시 병원에서도 어떤 질환의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원인이 아닌 증세에 대해서만 실시하는 대증요법(symptomatic treatment) 방식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손 대표는 스스로 치료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는 아토피에 좋다는 유기농 음식과 천연제품을 직접 제작하고, 자신의 피부에 임상실험을 하면서 점차 전문가로 변해갔다.

“지금은 천연화장품이 많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흔치 않았아요. 할 수 없이 직접 만들어야 했죠. 음식은 물론 화장품, 비누, 샴푸, 옷도 직접 제작했어요. 이렇게 관심을 갖다 보니 아이가 점점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어요.”

주변에서도 그에게 아토피 치료와 관련된 정보를 묻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인에게 개개인에서 정보를 전달할 것이 아니라 많은 인원에게 효과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받게 됐다.

그는 이 때부터 군포지역 문화센터 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당시 천연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컸던 터라 언론매체에서도 그에게 취재의뢰가 들어왔다.

TV에 얼굴을 비추면서 유명세를 탄 그는 자신처럼 문화체험 전문활동을 하는 강사를 양성하는 기관을 만들어야 겠다고 판단, 2005년 ‘티트리’라는 작은 교육기관을 마련하게 됐다.

그는 또 ‘한국천연비누, 화장품만들기 협회’를 조직해 천연화장품 시장 내 전문성 및 안정성에 대한 검증 없이 중구난방으로 만들어졌던 천연화장품 제작에 대한 기준을 제안했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으로부터 ‘천연비누제조사 최고지도자 과정’(1급)에 대한 민간자격증을 부여할 수 있는 자격도 얻게 됐다.

특히 소외계층에게 질 높은 문화체험 서비스도 제공한 티트리는 지난 2012년, 경기도에서 지정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 됐고, 법인화 과정도 함께 마쳤다.


 

 

 


◇친환경을 사업경영의 기준으로 삼는 티트리

티트리는 크게 ▲문화체험(중·고등학교 개발활동 체험, 지자체 시민축제 문화체험 등) ▲교육(개발활동 강사 양성 등) ▲생산제조(친환경 생활제품 개발 제조 판매 등) ▲사회서비스(찾아가는 문화센터 등) 등 4가지 분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티트리만의 자부심이라고 한다면 모든 문화체험과 교육, 이를 통해 제작된 제품이 ‘친환경’으로 연결돼 있으며, 체험 및 교육 만족도 조사 결과도 매우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예컨대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비누, 목공품, 화분 등 모든 생활용품은 물론 각 지역의 특산물로 진행되는 체험교육도 100%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 또 티트리가 맡은 교육 및 개발활동, 체험부스 등을 경험한 기관이나 단체에서 계속해 재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즉,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교육기관이라는 것.

티트리 소속 강사는 500여명 정도로, 티트리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이수하면 자격이 주어진다. 이 중 주로 활동하는 강사는 30~40명 정도 된다.

티트리는 강사를 양성하는 교육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교육이 필요한 기관에서 강사가 필요한 경우 역량 있는 강사를 추천해 매칭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 가운데 수강생들이 만족도가 높았던 교육을 조사해 교육을 통해 만든 제품을 상품화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기능성 비누와 모기기피제를 들 수 있다.

이러한 티트리의 역량은 수상내력을 통해 확연히 나타난다.

국내에서 열리는 큰 규모의 소셜 벤처대회를 꼽자면 정몽구재단과 고용노동부가 시작한 현대자동차 ‘H-온드림 오디션’과 SK행복나눔재단에서 운영하는 ‘세상 사회적 기업 콘테스트’가 있는데, 이 중 지원금 규모가 가장 큰 현대자동차 H-온드림에서 2위에 해당하는 혁신상을 수상했다.

특히 말라리아퇴치라는 사회적 가치를 내걸고 천연식물성 원료로 만든 모기기피제는 지난해 열린 제8회 아시아 소셜 벤처대회(SVCA)에서 타이완과 한국, 홍콩에서 선발된 14팀을 제치고 1위로 선정돼 상금 1천만원을 수상했다.

아시아대회(SVCA) 1위와 2위 팀은 미국, 유럽, 아시아의 유수한 경영대학(원)들과 함께 글로벌 소셜 벤처대회(GSVC)에 출전하게 된다. 티트리는 지난 4월 미국 버클리에서 6개 대륙 15개팀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제15회 글로벌 소셜 벤처대회에서 파이널 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장선기자 kjs76@

/사진=노경신기자 mono316@


 

 

 


“앞으로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전력… 친환경 직업전문교육학원 발돋움”

손 혜 선 대표

내년 중학교 50%가 자유학기제 시작

그동안 꾸준히 해왔던 교육경험 살려

중·고교 개발활동과 강사 양성 집중

“올해까지 교육을 통해 제작된 비누나 모기기피제 등을 상품화하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티트리의 가장 자신있는 분야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시킬 방침입니다.”

손혜선(42) ㈜티트리 대표는 “‘사회서비스 제공’이라는 공익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수익적인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의 기업 경영 방침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 기업 명칭을 ‘티트리(Tea tree)’라고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티트리’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인 허브의 한 종류다. 모든 허브에는 약성과 독성이 함께 있지만, 라벤더와 티트리 허브는 독성이 없다.

특히 티트리가 아토피 질환을 앓았던 (나의)아이에게 잘 맞기도 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세상에 약은 못 돼도 독은 되지 말자’는 의미를 넣어 회사 이름으로 정하게 됐다.



- 티트리가 예비 사회적기업으로서 하고 있는 역할은.

영국 보수당 당수인 데이비드 카메론은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이익뿐 아니라 일자리와 삶의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티트리는 이 말대로 일자리와 삶의 기회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애아동 어머니에게 지친 일상에서 일주일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웃음 넘치는 에너지 충전의 시간을 제공하고, 학업중단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진입을 도우며, 경력단절 여성이 전문인력으로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발활동 전문가 양성교육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많은 분들, 특히 군포시일자리지원센터 관계자들의 도움이 컸기에 가능했다. 항상 감사드린다.



-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부터는 가장 자신있는 분야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내년부터 중학교 50%가 자유학기제를 시작한다.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티트리로서는 뛸 수 있는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을 상품화하는 것도 좋지만, 그동안 꾸준히 해 왔던 중·고등학교 개발활동 및 강사 양성에 집중해 2015년부터는 ‘꿈과 끼를 살리고 미래 핵심역량을 키우는 교육과정 운영’을 모토로 하는 자유학기제에 집중할 예정이다.

더불어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기관이 되겠다는 목표 하에 학원을 재등록할 예정이다. 사회적기업이 되면서 반납했지만, 다시 학원으로 등록하려고 한다. 내년에 사회적기업이 되면서 학원역할을 하는 기업, 친환경 직업전문교육학원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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