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극지연구소가 남극 우리나라 장보고기지 인근 멜버른화산 정상화구에서 다량의 가스가 분출하는 것을 25년 만에 처음으로 관측했다고 밝혔다.
18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멜버른화산(Mt. Melbourne, 남위 74도21분, 동경 164도42분, 해발 2천732m)은 남극에 존재하는 3대 활화산 중 하나로, 1980년대 말 이태리 연구진의 관측 이후 25년 만에 우리 연구진에 의해 처음 가스분출이 관측됐다.
극지연구소 이종익 박사 외 5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해 11월9일 헬기 정찰중 가스분출을 처음 목격하고 이후 3차례의 탐사를 통해 다량의 가스가 분출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지난해 12월14일 북쪽 사면에 접근해 화산가스가 그대로 얼어붙은 얼음시료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이종익 박사는 “시료가 담긴 냉동컨테이너가 국내에 도착하는 2월초에 분석에 착수, 오는 7월에 인도에서 열리는 남극지구과학학회에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보고 기지는 30㎞ 떨어져 있어 큰 분출이 일어나도 기지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멜버른 화산의 마지막 큰 분출은 1만년 전 일어났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탐사에 참여한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문섭 교수는 “최근 백두산 분출이 우려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기술로 활화산 활동을 관측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이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극지연구소는 멜버른화산 정상에 화산 활동 감시를 위한 지진계, 지열계 등을 보강하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실시간 관측이 가능하도록 관측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김상섭기자 k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