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功은 임직원에게 過는 조합원에게

무리한 사업확장…적자나도 임직원 ‘무사태평’
조합원들 배당금 못줘도 임금은 꼬박꼬박 받아

 

집중해부|경기농협 실체

② 조합원 외면하는 방만경영


경기농협이 방만경영으로 대규모 적자를 내고도 조합 직원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합원들에게만 적자손실의 희생을 강요하고, 정작 임·직원들은 책임없는 권리만 누린 셈이다.

9일 지역농협에 따르면 출자금 32억원 규모의 파주농협은 지난해 2013년도 결산총회 결과 9억7천만원의 적자를 냈다.

이때문에 파주농협은 조합원들에게 출자배당금은 커녕 환급을 약속한 농자재 구입 보조금도 지급하지 못했다.

반면 직원들에게는 조합장 8천400만원, 3급 7천만원, 4급 6천만원, 5급 4천400만원씩의 급여를 정상지급했다.

이는 ‘조합은 망해도 직원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기형적인 경영방식이어서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다.

보조금 환급을 미끼로 조합원들에게 고가의 농자재 구입을 강요한 뒤 약속을 어긴 점도 그에 못지않다.

조합원은 일반농약상보다 비싼 가격으로 농협에서 농약, 비료, 농자재 등을 샀지만 결국 뒤통수만 맞은 셈이다.

경기농협이 경영실천 덕목으로 내세운 ‘같이의 가치’가 그들만을 위한 ‘끼리의 가치’로 모습을 바꾼 듯하다.

조합원 H씨는 “농협이 출자, 이용고 배당, 농약비료, 농자재 보조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사기행위이고, 더 이상 농협을 경영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며 “농협은 농촌을 살리고 농업을 지키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적자가 쌓이면서 출범 후 처음으로 조합원들의 이익배당금을 주지 못한 사례도 있다.

화성 정남농협은 매년 조합원들에게 출자규모에 따라 최소 수십만원에서 최대 수백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는 19억2천여만원의 적자가 발생해 조합원 1천889명에게 배당금을 주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는 농협이 2008년 도비 50여억원을 지원받아 세운 떡 공장을 무리하게 운영하면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있다.

현재 떡 공장은 경기도로부터 매년 4억~5억원의 운영보조금을 받지만, 연간 9억~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공장을 폐업하려 해도 시설비(50억원)와 운영 보조금 전액이 도에 환수되기때문에 쉽게 문을 닫을 수도 없다.

경제구조 다면화 전략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농협의 떡 공장이 이젠 처치곤란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결국 농협이 무분별한 사업확장에 따른 피해와 책임을 애꿎은 조합원들에게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충분한 사업 타당성 검토와 준비작업 없이 공장건립을 추진해 적자운영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농협 관계자는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할 농협이 독단적인 경영과 잘못된 판단으로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조합장이나 임원 몇몇이 아닌 조합원 다수를 위한 협동조합으로 체질을 개선해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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