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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000년 교황은 과학자였다”

 

‘과학자 교황’ 제르베르 일생 통해

과학과 종교간 전쟁의 근원 추적

“유럽중세는 과학 ‘암흑시대’ 아닌

수학·천문학 등 꾸준히 발전해와”

중세 과학·종교 관계 새롭게 조명

과학 저술가인 낸시 마리 브라운이 주판으로 상징되는 ‘과학’과 십자가로 상징되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 저자는 과학과 종교가 전쟁을 하게 된 동기와 그 시발점을 밝히고 이 전쟁이 벌어진 배경도 분석한다.

과학과 종교의 전쟁은 19세기 중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저자는 서기 999년에 교황이 된 과학자 제르베르의 일생을 통해 중세의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밝히고 있다.

흔히 유럽의 중세를 ‘암흑시대’라고 부른다. 대략 서기 500년부터 1천400년까지로, 로마가 멸망한 후부터 르네상스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시기를 일컫는다.

이 시대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지배하던 시기로, 오직 교회로 대표되는 미신만이 난무했을 뿐 과학과 철학 등 학문은 전혀 발전하지 않은 깜깜한 세계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중세는 전혀 깜깜하지 않았고 수도원을 중심으로 수학, 기하학, 천문학 등이 지속적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비록 11세기 이후 교회에서는 그리스의 고전들을 읽으면 이단이라고 매도하기도 했지만, 중세 암흑시대는 전혀 ‘암흑’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당시 사람들은 이미 지구가 평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서기 1천년의 마지막 날에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공포에 질려 있지도 않았다. 그리스도인들이 무슬림과 유대인들을 영원한 적이라고 믿고 있지도 않았다.

교회가 과학을 적대시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서기 1천년의 교황은 당대의 선도적인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다. 자신의 생애에 ‘과학자 교황’이라 불린 오리야크의 제르베르는 비록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과학에 대한 그의 지식과 책 사랑 덕택에 교황 실베스테르 2세가 됨으로써 그리스도교 세계의 최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다.

저자는 제르베르가 농부의 아들에서 교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의 과학적 탐구와 정치적 책략을 통해 추적한다.

그는 중세의 편지들과 현대의 자료들을 사용해 1천년 전에 수도사, 왕, 심지어 교황들의 생애에서 과학이 어떻게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며 독자들을 제르베르가 살던 세계로 인도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중세의 역사는 다시 조명돼야 하며 과학과 종교의 관계도 새롭게 해석돼야 한다고 단언한다. 또 오늘날 현대 세계의 주요 분쟁들인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분쟁, 종교와 과학의 전쟁 등이 역사적 필연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산물일 뿐이라는 점을 일깨운다./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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