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는 9일 각각 인사청문회를 열어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는 두 후보자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려면 90일 전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이 10개월 남짓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내년 총선 출마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 됐다. 또 위장전입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은 “후보자가 총선에 출마하면 늦어도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사퇴해야 하는데 한시적 장관으로서 조직을 잘 이끌 수 있을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은 “전쟁 중인 장수가 곧 교체된다는 것을 군사들이 알면 군대의 사기를 어떻게 높이고 과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장관에 취임하면 얼마나 일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 자리에서 (총선 출마 여부를)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권한과 관련된 사안에 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해 즉답을 피했다. 유 후보자 자신과 가족의 위장전입 전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 후보자는 운전면허를 쉽게 따고자 경기도로 위장전입했고 배우자와 딸은 좋은 학군으로 옮기고자 부산 내에서 위장전입한 사실이 있다”는 새정치연합 황주홍 의원의 지적에 유 후보자는 “송구스럽고 처신을 조심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 후보자는 세월호 인양 여부에 대해선 “세월호 인양이 가능한지 기술적 검토를 마치고 국민 여론을 살펴 그것이 가능한지 결정한다면 주관 부처로서 그 결정에 따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현역 의원인 유 후보자의 총선 출마 여부가 논란이 됐다.
새정치연합 이언주(광명을) 의원은 “현안 숙지에 걸리는 시간을 빼고 길어야 8개월밖에 시간이 없다”면서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데 8개월 동안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관직을) 고사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찬열(수원갑) 의원은 배우자와 장남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이렇게 해서 어떻게 대한민국이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있겠나”라며 “국민 10명 중 6명은 위장전입이 낙마 사유가 된다고 하는데 아무 거리낌없이 청문회 자리까지 왔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이학재(인천 서구·강화갑) 의원은 “역대 정부의 총리, 장관 평균 임기를 보면 김영삼 정부 10개월, 김대중 정부 11개월, 노무현 정부 14개월, 이명박 정부 12개월이다”며 “실질적으로 10개월이라는 것은 그렇게 짧은 기간이 아니고, 다 채운다면 평균에 가깝게 하는 것”이라고 야당의 불출마 요구를 반박했다.
출마 논란에 대해 유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장관은) 10개월만 하고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말을 드릴 수는 없다”며 ‘다음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아직 그런 결심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답했다./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