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스릴러
감독 : 코르넬 문드럭초
배우 : 조피아 프소타/산도르 즈소테르/릴리모노리
13살 소녀 릴리(조피아 프소타)는 자신이 기르는 개 하벤에게 자신이 먹던 음식은 물론 잠자리까지 내 줄 정도로 애정이 깊다.
하지만 하벤이 맘에 들지 않는 릴리의 아버지는 순종이 아닌 잡종견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정부 정책을 핑계로 하벤을 길거리로 내쫓는다.
릴리는 하벤을 찾아 방황하고, 거리를 떠돌던 하벤은 유기견보호소 직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가 투견 대회를 위해 팔려가 혹독한 훈련을 받는 등 학대를 당한다.
인간에게 이용당하고 학대당하던 하벤은 생존을 위해 인간을 적대시 하게 되고, 결국 유기견들의 우두머리가 돼 인간들에게 역습을 가한다. 도시 전체를 점령한 개떼들과 이들을 통솔하는 하벤은 마침내 릴리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2일 개봉하는 ‘화이트 갓’은 순종이 아닌 잡종견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헝가리의 현실 속에서 차별당하고 버림받으며 착취당하는 소외계층을 유기견에 빗대어 현 세태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비판한 영화다.
수백 마리의 개들이 텅 빈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영화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지수 100%라는 평을 받았다.
실제로 영화에 등장하는 250여 마리의 개는 모두 유기견으로, 영화 촬영이 끝나고 모두 입양됐다.
영화는 인간과 동물이 같은 세상에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인간 자신이 다른 생명체를 동등하게 바라볼 때만이 이 싸움을 멈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극 중 개들의 역습이 시작되는 장면을 통해 우리와 다른 종, 혹은 소수자와 더불어 살기를 거부할 때 반란이 일어남을 경고한다.
또 개는 영원히 버림받은 존재이고, 개가 섬기는 신을 그 주인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백인들이 특권의식을 가지고 다른 민족을 지배하고 식민화했던 것처럼 우리 자신도 백인들의 특권의식을 가지고 개들을 식민화하려 하는 ‘화이트 갓’은 아닌가라는 물음도 던진다.
남아공의 소설가 ‘존 맥스웰 쿠체’의 작품을 접하고 버림받은 존재들 사이에도 계층이 있다는 사실을 인상깊게 받아들인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은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과 착취에 의한 소외계층이자 영원히 버림받은 존재를 개를 통해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발상을 통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