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에 기적이 일어났다.
창단 3년 차 안산 OK저축은행이 배구 명가 대전 삼성화재에 완승을 거두고 두 시즌 만에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에 등극했다.
OK저축은행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25-19 25-19 11-25 25-23)로 제압했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홈에서 축배를 들게 됐다.
특히 지난 2013년 러시앤캐시란 이름을 달고 제7구단으로 창단해 2013~2014시즌 V리그에 등장한 OK저축은행은 2시즌 만에 정상에 오르며 남자 프로배구 신흥 강자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반면 8시즌 연속 챔피언에 도전한 삼성화재는 젊은 패기를 앞세운 OK저축은행에 무릎을 꿇으며 명가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11시즌째를 맞이한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3전 전승으로 우승한 팀은 2006~2007시즌, 2007~2008시즌, 2012~2013시즌 챔피언에 오른 삼성화재에 이어 네번째다.
하지만 3번의 대결에서 단 한 세트만 내주고 챔피언결정전을 끝낸 것은 OK저축은행이 처음이다.
OK저축은행은 1세트에 ‘시몬스터’ 로버트랜디 시몬(21점)과 송명근(20점)의 강서브로 삼성화재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OK저축은행은 서브 리시브가 불안해진 삼성화재가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44점)의 공격력이 무뎌지자 송명근, 시몬, 송희채 등 공격수들이 고른 득점을 올리며 첫 세트를 25-19로 따냈다.
기세가 오른 OK저축은행은 2세트에도 시몬과 송명근의 강타가 잇따라 삼성화재 코트에 꽂히며 또다시 25-19로 세트를 가져갔다.
챔피언 등극까지 한 세트만 남긴 OK저축은행은 3세트 들어 든뜬 분위기에 레오의 강서브로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11-25로 맥업없이 세트를 내줬다.
4세트에 전열을 재정비한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의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다 22-21에서 시몬의 속공에 이어 박원빈이 레오의 강타를 막아내며 챔피언 포인트에 오른 뒤 송희채의 서브 범실로 1점을 내줘 24-23으로 쫒겼지만 레오의 강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OK저축은행의 창단 멤버인 경기대 출신 송명근은 프로배구 데뷔 2시즌만에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