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시민단체가 인천 송도의 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송도 갯벌이 고속도로 건설로 파괴될 위험에 놓여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인천시가 인천 송도갯벌 ‘람사르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재고해야 한다고 7일 밝혔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송도 갯벌은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등 멸종위기 조류가 서식하는 송도갯벌로 국제적인 차원에서 보호하기 위해 인천시가 지난해 7월 람사르 습지로 지정했다.
람사르 습지는 국제습지보호협약으로 송도 6·8공구 바로 옆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이자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갈매기의 최대 번식지이다.
이 지역은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지자체에서 지정한 습지보호지역이자 국제적인 보호 습지로 등록한 유일한 지역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람사르 습지를 조류대체서식지로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보호 습지 지정이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습지를 파괴하는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어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예비타당성 조사’에는 송도 람사르 습지내에 인천대교 분기점을 설치하고, 총 21.3㎞ 가운데 3㎞가량이 이 지역을 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시는 지난해 송도갯벌을 람사르 습지로 신청할 때 람사르 사무국의 갯벌보전 의지에 대한 문제 제기에 제대로 보전하겠다는 조건을 전제로 등록을 허가받았다.
람사르 사무국이 람사르 습지 지정 당시 향후 보전계획수립을 조건부로 제시한만큼 도로 건설시 람사르 등록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고속도로 건설 위치를 조금만 변경하면 습지 보호와 기관의 경제적 이윤 등을 모두 챙길 수 있다”며 “국토해양부와 인천시는 현재의 계획을 철회하고, 보호지역이 훼손되지 않도록 재조정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립하라”고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습지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지만 타 부서와의 마찰이 있다”며 “현재 발표된 건 예비타당성 조사로 언제든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아직 도로건설이 확정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타 부서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