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저 쇼크’ 조짐이 확산되면서 경기지역 수출기업들도 향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같은 원화 강세 기조가 장기화 될 것이란 잿빛 전망까지 겹쳐 관련 업계는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29일 오후 4시 현재 외환은행이 고시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8.69원으로 이틀 연속 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2월 28일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잇따르는 원-엔 환율 하락 소식에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 관련 도내 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중인 이들로선 환율변동이 수출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대일 무역수지는 전년동기 대비 최대 20% 이상 감소해 수출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경기본부의 ‘경기도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3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2.7% 줄어든 10억6천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23% 줄어든 8억6천900만 달러였으며, 전자기기도 1억9천500만 달러로 12.2% 감소했다.
일본 수출은 11.4% 줄어든 3억6천6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출은 20.4% 늘어나 9억1천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냈다.
이번 ‘엔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아베 노믹스) 영향으로 원화 강세도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훈 외환은행 연구위원은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강달러가 예상되고 있어 올 2분기까지는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고, 100엔당 원화값이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환율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애만 태우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표 A씨는 “엔저 쇼크는 정부나 환율당국이 나서서 쉽게 진정될 만한 것이 아니어서 일본업체가 엔저를 무기로 공세적으로 나올 경우에는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