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학습 면에서 대부분의 학생을 만족시킬 수 없다. 그 이유는 개개인의 학생특성을 살리는 개별 학습이 되지 못하고, 모든 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평균적 학습을시도해 왔기 때문이다.학교는 선수학습으로 학원수업과 과외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스펙을 따기 위한 곳에 불과하며 어쩌면 학습부진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수업이 그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려 고독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늘 고민되어 왔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숙제로 남아있다.
그것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실천할 수 있는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의 미시적 접근이아닌 부지불식간에 성과 위주의 접근을 하려는 정책에 휘둘려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시행착오는 반복될 수밖에없고, 교육 당국은 오늘도 아이들의 개성을신장시키고 흥미와 적성을 살리는 교육을실현해야 한다고 현장을 향해 소리치고 있지만 작금의 입시제도와 교육과정의 시스템으로는 문제 해결은 요원할 뿐이다. 어떤면에서는 무대책이 대안일 수 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훌륭한 교육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교육정책들은 최선이자 최고라고 자부하지만, 매번 새로운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또 다른 명분으로 수정되곤 한다.
이러한 우리 교육의 시스템에서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작은 정책 하나의변화에도 온 국민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도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늘 정책의 실패 요인은 학교와 교사의 문제로 귀결되곤 한다. 그 때문에 정책실명제라도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 열의는 세계 최고이면서가장 커다란 사회 이슈이기도 하다. 국민 모두가 교육에 기울이는 관심만큼이나 기대와 요구도 많다.
따라서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정책은 초미의 관심사이고 과제이다. 그러다보니 몇 년 전에는 대통령이 학교 영어교육을언급하면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모두가영어로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엄청난(?)소신을 밝히기까지 했다. 요즘도 새로운 정책은 계속 양산되고 있다.
최근의 이슈는 진로문제이다. 아이들의진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자유학기제, 직업체험 등을 시행하고 있다. 물론 연구학교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정책을 구안해냈다고는 하지만 현장에서 받는느낌은 너무 서두른다는 것이다. 그저 이번정책들은 업적 위주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뜸들이지 않고 밥뚜껑을 여는 과거의 잘못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교육은 물건을 대량생산하듯 서둘러서는결코 안 된다. 그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외과의사의 수술처럼 아픈 부위를 도려내는 것만이 아니고 몸의 메커니즘을 정상으로 돌리는데 필요한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 등을 통한 근본적인 변화를 꾸준히 도모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한 변화는 서서히 나타나면서 궁극적으로는 치유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기다림도 필요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믿음도 주어져야 한다 .
결국 교육시스템의 문제는 인성교육 부재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곤 한다 .일례로 대학입시를 위한 성적 위주의교육은 학업성적이라는 잣대로 능력에순위를 매겨 인생의 등수저 결정해버리고 있다.
우리교육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매년 수학, 읽기, 과학에서 OECD국가 중 최상위 권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OECD 교육지표 조사에서 고등교육 이수율은 2007년 이후 1위를 고수하고 있다.이러한 학업적 성취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연구위원 김숙)에 의하면 아동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는유니세프 조사 대상국 29개국 중 가장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생활 만족도는최하위 권에 속한다.우수한 학업성적 이면에 간과되는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생각하는 참된 교육이 계속 뒷전으로 밀려나간다면 우리의 미래는암울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낡은 것을 바꾸거나 고쳐서아주 새롭게 한다’는 의미의 ‘혁신’이라는구호 같은 것으로 교육을 혼란스럽게 하지말아야 한다. 이제라도 아주 작고 사소한 일까지라도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실제적인수고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성적 제일주의가 아닌 인간됨을 위한 인문학적 고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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