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1일 하루 일정으로 남북간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도 지난 1993년 12월 부트로스 갈리 총장의 방북 이후 22년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으로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반 총장은 19일 인천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목요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방북 사실을 공식화했다.
반 총장은 “세계의 평화와 안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저는 대화의 힘을 믿고 있다. 대화가 유일하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반도 평화메신저 역할을 자임했다.
반 총장은 “유엔 기관 지도자들과 북한에 대한 지원 논의도 준비돼 있다”고 밝혀 북한에 대한 유엔 차원의 인도주의적 지원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오전 통일준비위와 조선일보가 개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막 연설에서도 북한 아동들의 발육장애 등을 거론하며 “국제사회의 모든 지원을 촉구한다”면서 대북 인도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또 “훌륭히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고국에서 인사할 수 있게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경의선 육로로 개성공단에 들어갈 예정이다.
반 총장은 개성공단에서 우리 입주기업을 둘러본 뒤 북측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공단 내 우리 근로자들을 위한 응급의료시설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 하루 전인 20일에는 선발대가 미리 파견돼 개성공단 내에서의 세부 일정 조정은 물론, 북측 인사와의 면담 여부 등에 대한 협의를 북측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절한 기회에 방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며, 이번 개성공단방문을 계기로 향후 재임 기간에 평양 방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에 당장 훈풍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촉매제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임춘원·조현경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