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지난달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달을 5위로 시작한 SK는 공수의 고른 활약으로 승리를 차곡차곡 쌓아 지난달 20일에는 선두로 올라섰다.
바로 다음날부터는 가파른 내리막길이었다. 수비 실책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고 타선은 침묵하는 날이 많았다. 21일부터 치른 10경기의 성적은 1승1무8패. SK는 6위로 지난달을 마감했다.
추락 중이던 월말에는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3월 시범경기 도중 무릎을 다쳐 전열에서 이탈한 외야수 김강민(33)이 1군에 복귀한다는 소식이었다.
지난달 30일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른 그는 31일까지 이틀간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9타수 2안타(타율 0.222) 1볼넷을 기록하고 입이 쩍 벌어지는 외야 호수비를 선보였다. 하지만 팀은 두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SK는 이달 첫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승리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2일 케이티 위즈를 상대로 20-6으로 이긴 경기의 공격과 수비 중심에는 김강민이 있었다.
6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강민은 5타수 4안타 2타점 4득점 1사구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명성에 걸맞은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특히 앞선 두 경기와는 달리 2번이 아닌 6번타자로 나선 것이 주효했다. SK 6번타자의 지난 10경기 성적은 32타수 5안타(타율 0.156) 1타점에 불과했다.
이날 6번타자가 공격의 흐름을 이어가는 안타를 연이어 때려내자 팀 타선에도 활력이 붙으면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2001년 SK에 입단한 그는 14년간 통산 타율 0.281과 854안타, 385타점, 452득점, 142도루를 기록했다.
세 차례 3할 타율을 기록했고, 4차례 두자릿수 홈런과 7차례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며 다방면에 재능을 뽐냈다. 특히 중견수 수비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이런 그에게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 ‘짐승’이다.
SK는 3∼4일 케이티에 이어 주말에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전투를 치른다.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무는 두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면 선두권으로 재도약이 가능하다.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팀이 5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큰 꿈을 갖고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데 ‘돌아온 짐승’ 김강민이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