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지난달 쓸쓸히 세상을 떠난 고(故) 역도 스타 김병찬을 기리며 청원에 나섰다.
대한역도연맹 관계자는 13일 “최성용 연맹회장의 발의로 청원서를 만들었고 역도인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더는 김병찬 선수와 같이 힘겹게 살다가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는 체육인이 없어야 한다”는 절실함이 역도인들을 움직였다.
12일까지 210명이 서명했다. 역도연맹은 추가로 서명을 받아 곧 문화체육부장관과 국회의장, 국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게 청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역도인들은 청원서에서 “고 김병찬 선수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역도 90㎏급에서 합계 367.5㎏의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획득하고, 1991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은메달(용상)과 동메달(합계), 1991년과 1992년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2년 연속 3관왕에 오른 훌륭한 선수였다. 그런데 1996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면서 역도계를 떠났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최근 외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한국역도 및 체육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최근 아마추어 스포츠의 침체로 많은 체육인은 은퇴 이후 음지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복지 사각지대에 내몰린 은퇴 선수들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2012년 발의됐으나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인 체육인복지법이 조속히 통과되어 체육인복지재단이 설립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했다.
대한역도연맹은 “고인의 유족을 도울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가족이 없는 상황이다”라며 “더는 고 김병찬 선수처럼 한국 체육에 헌신하고도 생활고를 겪는 체육인이 없어야 한다. 연맹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