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수 인천시 동구청장이 괭이부리마을 ‘쪽방촌 체험관’ 추진 무산에도 SNS에 글을 남겨 논란을 빚고 있다.
15일 동구와 주민 등에 따르면 동구의 괭이부리마을에 추진 중이던 ‘쪽방촌 체험관’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 13일 최종 무산됐다. 쪽방촌 체험관은 괭이부리마을 내 옛 생활 체험관으로 괭이부리마을은 6.25 전후부터 쪽방촌으로 남아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동구는 최근 이 지역을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체험계획은 부모와 아이가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요강과 흑백TV, 다듬이 등을 비치해 가난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괭이부리마을은 아이들과 함께 230여세대가 살고 있다.
주민들은 가난을 관광 상품화하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비난했다.
이에 13일 동구의회 복지환경도시위원회가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인천시 동구 옛 생활 체험관 설치 및 운영 조례’를 부결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오후 개인 페이스북에 “괭이부리 체험관을 추진한 사람에게 적당한 기회를 봐서 칭찬하고 격려해 줄 생각이다”며 “진정 용기 있고 일할 의욕이 있는 직원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구의회는 12일 언론 보도를 통해 주민들의 체험관 설립 반대에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하다며 만장일치로 부결했다.
이에 이 구청장이 SNS에 게재한 글이 부결의 타당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주민 A(43)씨는 “가난을 팔아 사는 것이 좋을리가 없다”며 “구청장의 글은 우리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김중미 작가는 “사실 경제적 도움이라는 것은 2차적이다”며 “1차적인 것은 본인의 삶에 대한 권리에 대한 문제, 그래서 넓게 보면 인권에 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구 관계자는 “SNS의 글은 구청장님 개인적으로 올린 것으로 구의 전체적인 의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