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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끊은 버스 기사 "노조활동으로 과도한 징계받아"

버스 운행 중 사고를 내 60일 정직의 징계를 받은 50대 운전기사가 회사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운전기사는 노조에 가입해 활동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과도한 징계를 내렸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20일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인천 부평구 십정동 모 버스회사 앞 은행나무에 이 회사 소속 운전기사 A(56)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직원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회사 정문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가 이날 오전 1시 10분쯤 스스로 목을 매는 장면을 확인했고, A씨의 바지 호주머니에서 “회사가 부당하게 징계했다. (과거) 노조에 가입해 활동했다는 이유로 징계가 지나쳤다”는 내용이 담긴 A4용지 1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전국운수산업 민주버스노조 위원장에게 비슷한 내용의 예약 문자를 보냈다.

조사결과 A씨는 버스 사고를 냈다는 이유로 지난 5일 60일 정직의 중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지난 6월초 버스 운행을 하던 중 앞서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3명을 다치게 해 징계를 받았다”며 “회사에 요구해 재심의가 열렸지만 같은 처분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전국운수산업 민주버스노조 인천지부는 A씨가 과거에도 버스 운행 중 2건의 사고를 더 냈고, 이를 원만하게 처리해 주는 조건으로 사측의 강요로 노조를 탈퇴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1년 초 이 버스회사에 입사해 5년째 일을 해왔다. 2012년 지회 조직국장을 맡았으며 2013년 노조를 탈퇴했다.

A씨는 민주버스노조를 탈퇴한 이후 한국노총 산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에도 가입했지만 지난 4월 다시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함께 일한 다른 동료 직원은 “A씨가 징계 문제로 회사와 대화를 나누다가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오후 대책회의를 열고 A씨가 근무한 버스회사를 상대로 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명확해 따로 부검을 하지 않고 시신을 유가족에게 인계할 방침이다./인천=류정희기자 r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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