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정치인들이 계획에도 없는 인천시청 신축 이전을 둘러싸고 아전인수식 정쟁을 벌여 시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은 시 재정난 때문에 당장 시청 신축 이전은 불가능한데도 저마다 신축 청사가 자기 지역구로 와야 한다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8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 준공 30년이 된 현 구월동 청사가 낡고 비좁은 점을 고려해 인천발전연구원에 ‘신청사 건립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기본 연구’를 의뢰했다.
그러나 시는 극심한 재정난으로 당장 시청 신축 이전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신축 이전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남동구 구월동 현 청사 부지 사용을 전제로 정책연구를 의뢰한 것이다.
그러나 지역 정치인들은 청사를 자신의 지역구로 이전하기를 주장하고 있다.
허종식 새정치민주연합 남구갑 지역위원장은 이날 남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청 신청사의 최적지는 남구 도화지구라고 강조했다.
허 위원장은 도화지구에 시청 신청사가 이전되면 2017년 준공 예정인 인천정부지방합동청사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서구강화갑)은 지리적으로 인천의 중심에 위치한 루원시티로 시청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은 시가 현 청사 부지로 신청사 입지를 제한하자 9일간 단식을 강행했었다.
시는 이 의원의 단식 투쟁에 인천 전역을 대상으로 조사해 신청사 위치를 먼저 선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재정난으로 허덕이는 시의 신청사 이전은 실제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에서는 청사 이전의 필요성을 따지는 정책연구가 정치인들의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쟁의 도구로 쓰이는 것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청 신축 필요성과 필요 예산 정도를 산정해 보려는 정책연구가 이렇게 지역 정치권에 파문을 미칠 줄 예상못했다”며 “용역연구를 새로 시작하면 내년 4월 총선 전에 결과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