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의 무역수지가 지난 5월 이후 세달 연속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수원세관 등에 따르면 경기지역의 무역수지는 지난해 4월부터 흑자를 유지해오고 있으나 최근 수출이 감소하면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세달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5월 경기지역의 무역수지는 수출 주요품목인 전기 전자제품 등의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19억 5천 2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최근 2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다음달인 6월 15억 4천 900만 달러로 살짝 떨어졌고, 7월엔 이보다 절반 가량 감소한 7억 9천 100만 달러의 성적을 냈다. 8월 무역수지는 전월대비 90.2%나 하락한 8천 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익이 늘어나도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수출비중이 가장 큰 전기 및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제품의 수출실적이 최근 하락하고 있는 것과 무역거래가 활발한 주요국가와의 교류가 감소하고 있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수원세관 통관지원과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기 및 전자제품과 기계 및 정밀기기의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1.7%, 3.9% 증가하면서 무역수지에 힘을 실었지만 최근 3개월은 이 제품들의 실적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지역의 8월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전기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3.1%, 10.6% 감소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달러의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9월 이후 저조했던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한국무역협회 경기본부 관계자는 “경제불황 속에서도 경기지역의 수출실적이 전국 지자체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있는 만큼 무역수지의 감소 때문에 수출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은 섣부른 판단인 것 같다”며 “바로 회복하긴 어렵겠지만 원화가치 하락이 예상돼 올 4분기부터는 수출이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용현기자 cyh3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