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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快)

                                        /이정원



상쾌, 유쾌, 통쾌를 한 쾌에 꿰어볼까



상쾌만으로 조금 찜찜한 구석 있을 때

유쾌만으로 조금 허름한 구석 있을 때

통쾌만으로 조금 미진한 구석 있을 때



흔쾌도 잡아다가/명쾌도 잡아다가



북어처럼 말려 보면 어떨까



댕그랑, 종소리가 날 때까지

창자 들어낸 목어

허공에 텅 빈 울음 산란할 때까지



그 울음 백두대간에 널어놓으면

한 쾌의 낭랑한 징후들 겨울바람에 익어 갈까



숨찬 오르막 골/구룡령 고갯마루에 선다



상류를 꿈꾸며 바람결 거슬러 온/쾌한 어족 한 두름

호쾌, 장쾌도 불러다 채 잡혀 두드리는 운판같이

구름에서도 맑은 소리가 난다



오래 묵은 내 병증 꼬들꼬들 쾌차하겠다

- 이정원 시집 ‘꽃의 복화술’/천년의시작



 

 

 

좀체 웃을 일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아니 헛웃음은 아주 흔하게 목격된다. 배꼽을 쥐고 웃거나 손뼉을 마주치며 웃는 일은 사자성어 속에서나 찾을 일이 되었다. 먹고 사는 일로 노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노동한 대가만큼 보상이 따르지 않는 사회, 가진 자들이 독식하고 빈익빈, 부익부 그것이 시스템으로 확고하게 구축되어가는 현실, 그런 것도 모르고 나쁜 정권에게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힘든 원인을 알지 못하는 그들, 점점 웃음을 잃어가는 그들,...웃을 일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건강하지 않다는 증거다. 북어 꿰듯이 유쾌, 상쾌, 통쾌, 명쾌, 흔쾌, 호쾌, 장쾌까지 몽땅 꿰어서 사거리 한가운데 걸어놔 봤으면 좋겠다.

/성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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