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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벌레

                                       /정하선



찔레꽃 그늘 아래 가는 나뭇가지

가시 더러 있는 길을 외길을

자벌레 한 마리 기어갑니다

곁눈질하지 않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체투지로 전 생애를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 구부렸다 폈다

머리를 아래로, 아래로 숙이고

가늘고 긴 외길을 기어갑니다

한 생애를 절로 채우며



- 정하선 시집 ‘한 오백년’, 월간문학 출판부

 



 

‘한 생애를 절로 채우며’ 가는 삶을 생각해본다. 겸손은 아니고 종교적 이유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는 오체투지의 삶은 자벌레의 실존이며 생존이다. 최선이 선택한 진화의 결과물이다. 모든 생명체는 부여받은 환경 아래 스스로 최선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어쩜 저리 힘들까, 갸우뚱하는 그것이 엄혹한 삶이다. 삶은 움직임이고 움직임은 고된 순간이다. 자벌레를 생각하면 나의 숨 쉬는 한 순간이 더없이 소중해진다. /이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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