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혹은 그물
/송해동
촘촘한 그물망 같은
새로운 도로들이
날마다 생겨난다.
가두리 양식장
물고기처럼 갇힌
짐승들 있으리라.
끝내는 우리도
발걸음 마음껏
내딛지 못하리라.
- 계간 아라문학 여름호에서
동서남북으로 그물처럼 얽힌 도로망을 우리의 실핏줄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이 도로를 통해 온갖 양분들이 구석구석 전달이 될 것이므로 얼마나 유용한 것인가. 그러나 도로는 핏줄과는 다르다. 좀 더 빠르게 이동하거나 좀 더 유익한 것을 쉽게 전달 받을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도로가 없다 해서 우리가 절명하지는 않는다. 문명의 발달에서 오는 도움보다는 산과 강 등의 자연에 대한 파괴적 폐해가 더 크다. 그러니 파괴에 가깝다 할 것이다. 시인은 독특하게 이 도로망을 그물망으로 인식했다. 그리하여 이 그물망에 갇히게 되는 답답한 물고기 신세가 되지나 않을까 저으기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장종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