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5 (금)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나해철



너를 만나려면

어두워질 때를 기다려야 한다

달아 너의 몸을 아래 내 몸을 눕히려면

어두어야 한다

황홀한 너의 빛으로

나의 영혼 가득차기까지는 밤이 와야 한다.

햇빛 속에서는 아음다운 네 모습 볼 수가 없어

그러므로 밤 뿐인 사랑

어둠 뿐인 사랑이다

달아 이지려져서 내 심장 멎게 하다가

다시 터질 듯 차올라 내 가슴

불타게 하는 달아

너를 만나려면 어두워질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므로 밤 뿐인 사랑

어둠 뿐인 사랑이다.

 

 

 

시를 읽다보니 외로움들이 찾아든다. 사랑하는 님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이 담긴 듯도 하고 지독한 마음의 감기를 앓고 있어 보인다. 지독한 삶에 몸을 돌보지 않고 살아왔거나 쇠약해진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시는 무겁다. 눈부신 가을 산에 가을나무들이 서 있다. 다시 만나보자고 약속했던 시간처럼 그 약속을 잊고 산다. 맑고 빛나는 빛의 잔치를 눈부시게 펼치는 가을산은 그래서 아름답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활력을 준다. 유리창 닦이처럼, 세상이 바라보이는 흐려진 창문을 닦아주는 사랑이 시에서 일어난다. 사랑은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사랑 때문에 아프고 병이 들기도 하지만 고통 속에서 흘리는 눈물은 수정보다 맑고 정직하다. 사랑! 그 아픔의 날들이 찾아드는 밤이다.

/박병두 시인·수원문인협회장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