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내일 전남과 준결승전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실패
컵대회 우승땐 AFC챔스리그行
김도훈 감독, 절친 노상래와 격돌
울산-서울도 창과 방패의 4강전
하나같이 회한으로 가득찬 2015시즌을 보내는 클럽들이 대한축구협회컵(FA컵) 결승 진출을 놓고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프로·아마추어를 통틀어 한국 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2015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이 인천 유나이티드-전남 드래곤즈(인천축구전용경기장), 울산 현대-FC서울(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의 대진으로 14일 오후 7시30분 일제히 치러진다.
토너먼트 대회는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며 패배한 팀에는 아픔만 남는다.
올해 대회 4강전에서는 패자가 어느해보다도 쓰디쓴 아쉬움을 곱씹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과 전남은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진출을 놓고 마지막까지 혈전을 벌였으나 결국 ‘윗물’의 끝자리를 제주 유나이티드에 내준 공통점이 있다.
인천은 상위 스플릿 진출에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었으나 마지막 33라운드 성남FC와 경기에서 후반 37분 결승골을 내주며 7위로 내려앉아 꿈을 접어야 했다.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을 조직력으로 묶어 돌풍을 일으킨 김도훈 인천 감독은 성남전 뒤 눈물을 흘려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던 김 감독의 바람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FA컵에서 우승하면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
전남은 7월까지 3위였으나 이후 매 경기 뒷심 부족으로 거짓말같은 5무 5패를 당하며 추락했다. 결국 2년 연속으로 상위 스플릿 언저리에서 풀리그를 마쳤다.
현역 시절 K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경쟁한 김 감독과 노상래 전남 감독은 1970년생 동갑내기 ‘절친’으로도 유명하다.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아픔을 맛본 이들은 이제 서로의 발목을 잡아야 한다.
올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은 울산도 간절하기가 전남과 인천에 뒤지지 않는다.
시즌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앉는 망신을 당한 울산은 FA컵을 들어올리지 못하면 올시즌을 빈손으로 마쳐야 한다.
서울도 정규리그 5위에 올라있어 4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지난해 대회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성남에 우승컵을 내준 아픔도 이번 기회에 씻어야 한다.
두 팀의 승부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경기에서 4골 1도움을 올리며 완전히 부활한 ‘고공폭격기’ 김신욱이 윤정환 울산 감독의 버팀목이다.
그런데 ‘베테랑’ 김치곤이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은 상태인데다 이재성도 지난 정규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입는 등 수비진의 전력 누수가 크다.
대표팀에 소집된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로 울산에 조기 복귀한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서울은 박주영이 부상으로 이번 경기 출전이 힘들어 아드리아노의 발끝에 골 기대를 걸어야 한다.
결국 서울의 3백 수비진이 김신욱을 앞세운 울산의 공격을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 사령탑 모두 “김신욱이 울산의 강점이자 약점”이라면서 그의 활약 여부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