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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행정·기업·주민 협조 필요”

우범지역서 창조·모범도시 만든 미다스손

 

야마노 싱고 일본 코가네쵸 지역 매니지먼트 센터 디렉터

日 ‘코가네쵸’, 마약밀매 등 성행
빈점포에 작가 등 유입시켜 사업

예술가 유입으로 상권 활성화땐
비싼 임대료에 예술가들 떠나
싼임대료로 안정적 활동 지원

“도시재생에 가장 중요한 핵심은 행정, 기업, 주민간의 긴밀한 협력입니다.”

지난 30일 열린 부천 삼정동 폐소각장 문화재생사업을 위한 컨퍼런스 ‘아시아와 도시, 그리고 문화콘텐츠’에 일본 대표로 참여한 야마노 싱고<사진> 코가네쵸 지역 매니지먼트 센터 디렉터를 만났다.

요코하마시 나카구 ‘코가네쵸’는 히노데쵸 역과 코가네쵸 역을 잇는 철도의 고가를 사이에 두고 소형 선박이 오가는 강과 고속도로가 남북으로 나란히 달리는 좁고 긴 지역 전체를 일컫는다.

전쟁 전 도매상가로 번창했던 곳으로 전쟁 이후 집을 잃은 사람들이 고가 밑에 정착, 성매매를 하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성매매와 마약밀매가 성행한 우범지대가 됐다.

2003년 지역사람들이 연계해 하츠코·히노데쵸 환경정화추진협의회를 결성, 거리의 치안 회복을 위해 행정과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고, 일제 단속 이후 200여개에 이르는 공간이 빈 점포로 남게 됐다.

이에 요코하마시는 2009년 NPO(비영리조직)법인 ‘코가네쵸 지역 매니지먼트 센터’를 설립해 빈 점포들에 작가와 크리에이터들을 유입시켜 창조도시로 만들고자 ‘아트로 마을 만들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이들은 미술전시 ‘코가네쵸 바자’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교류활동을 통해 코가네쵸를 안전한 마을로 탈바꿈시켰다. 현재는 60여팀의 작가들이 NPO의 관리시설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센터 디렉터로 활동하는 야마노 싱고는 코가네쵸 마을만들기에 가장 정통한 인물이다.

야마노 싱고는 “아트팀과 지역만들기팀으로 운영되는 센터는 지역활동에 대한 서포트는 물론 방범활동, 아티스트 지원활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특히 우범지역이었던 코가네쵸를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 경찰과 시민이 협력해 방범활동을 펼쳤고, 그 결과 코가네쵸는 일본 방범의 모델케이스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도 아티스트가 유입돼 도시재생을 꾀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지만 코가네쵸의 특징은 행정, 기업, 주민이 긴밀하게 협력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예술가 유입으로 상권이 좋아지면 임대료가 높아지고 사정이 어려운 예술가들은 떠나게 됩니다. 이를 개선하고자 요코하마시는 빈 점포를 임대해 예술가들에게 시세의 2분의 1, 3분의 1 수준의 임대료를 받고 제공함으로써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고가 밑의 점포를 소유한 철도회사도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마을만들기 사업에 적극 협력했죠.”

그는 또 아티스트와 지역주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만들었다.

“예술가들이 코가네쵸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지역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예술가들이 지역 멤버로 논의에 참여해 주민들의 거부감 없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또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서포터를 꾸려 매달 1번 가이드투어를 진행해 주민과 협력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코가네쵸는 주민이 주도해 마을만들기를 이끌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것을 배제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여기에 시의 적극적인 도움도 힘을 보탰다. 이처럼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 기업, 주민이 연계해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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