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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캡사이신과 파킨슨병

고추가 매운 맛을 내는 것은 곰팡이와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원초적인 생존 본능인 셈이다. 고추의 매운 맛은 캡사이신 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은 세포 내로 유입돼 신경세포를 자극하며 그 신호가 척수를 통해 대뇌로 전달돼 통증을 느끼게 한다. 고추액을 피부에 바를 경우도 마찬가지다. 매운 고추가 혀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혀끝에서는 고통이 느껴지며, 몸에서는 땀이 나기 시작하는 이유 이기도 하다. 매운 맛의 강도를 높이면 통증은 그만큼 강해진다. 그래서 등장 한 대표적인 것이 치한 퇴치 호신용 캡사이신 분무기다.

하지만 캡사이신이 우리에게 통증만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인체에 유익한 각종 체내 작용을 촉진시킨다. 통증 수용체가 계속해서 자극을 받게 되면 우리 몸에선 엔도르핀을 방출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 같은 자연산 진통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한편 뇌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강한 자극을 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통작용을 한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통증은 쾌감으로 바뀌어 강한 중독성을 갖게 한다.

그런가 하면 침샘을 자극해 식욕을 돋우고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기도 한다. 또 산패를 막아주는 동시에 유산균 증식을 돕기도 한다. 비만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고 하며, 체지방을 줄여주어 다이어트에 좋다고 한다. 대상포진, 후 통증, 당뇨성 신경통 등에도 약효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발암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항암제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런 캡사이신이 최근엔 파킨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경희대 의과대학 연구팀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파괴돼 생기는 퇴행성 질환으로 손발이 굳고 치매로 이어지는 병이다. 캡사이신은 이같은 도파민 생성세포를 보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파괴된 운동 기능도 회복시킨다는 사실도 알아냈다고 하는데 이쯤 되면 캡사이신의 보고(寶庫) 고추가 약용 식물이라 불릴 날도 멀지 많아 보인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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