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수천여마리 ‘둥둥’
인근 신도시아파트 오폐수 의혹
주민들 수차례 원인규명 요구
“행정당국 수수방관” 분통
김포시 장기동 한강신도시에서 양촌읍 석모리까지 이어지는 농수로에 물고기가 해마다 의문의 떼죽음을 당하고 있으나 행정당국이 속수무책으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신도시 개발 당시 한국농어촌공사가 장기동 H아파트 우수관을 양촌읍 일대 농수로에 연결하도록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의한 이후부터 비만 오면 토종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며 우수가 아닌 생활폐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23일 김포시 장기동 운곡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09년쯤부터 마을 농수로에서 메기, 붕어, 잉어, 치어 등 토종물고기 수천여마리가 집단 폐사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또 농수로엔 팔뚝만한 붕어가 헤엄치기도 힘겨운 듯 입에서 연신 거품을 뿜어내는가 하면 어린 치어들은 이미 배를 드러낸 채 수면위로 떠 올라 농민들은 인근 신도시의 아파트 오폐수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시가 이날 농민들의 신고를 받고 농어촌공사 관계자와 함께 담당 공무원들을 현장에 급파, 조사에 나섰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계기관에서 수질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농업용수로 적합한지 측정해 줄 것과 만약 적합하지 않다면 다른 농업용수를 제공하는 등 행정당국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수년째 반복되는 집단폐사에도 불구하고 행정당국이 원인 규명에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하며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장기동 운곡마을 주민 황모(61)씨는 “매년 반복되는 물고기 떼죽음에 대해 시에 수차례 원인 규명을 요구했으나 속수무책으로 방치되고 있다”고 토로하며 “하루빨리 원인을 찾아내고 농업용수로 사용이 적합한지 여부를 가려 줄 것”을 요구했다.
또다른 주민 이모(58)씨는 “지난해부터 시와 농어촌공사에 물고기 집단폐사 원인 규명을 요구해왔으나 1년이 지난 지금껏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LH가 당초 계획서를 무시한 채 편의대로 우수관을 설치해 오폐수가 유입된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신도시 아파트 우수관이 농수로에 연결되면서 혹시 주변 공장등의 폐수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도면을 찾아 농촌공사와 정확한 조사를 벌이겠지만 비가 내리면서 바닥에 고여 있던 오염물질이 빗물에 씻겨 산소 부족으로 물고기가 죽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포=천용남기자 cyn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