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 촉진지구내 기반시설 설치비용의 국비 지원 방식이 완화된다.
민간투자자가 확보되지 않았더라도 지자체 분담액만 확보되면 국비가 교부돼 지지부진한 사업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9일 국토교통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의원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부는 최근 재정비촉진지구 기반시설 설치비용의 국비 교부 조건을 완화하고, 기반시설 설치에 투입될 지방비에 민간투자가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지자체 분담액만 확보되면 그 비율에 따라 국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재정비촉진지구내 기반시설 설치비용은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도촉법)에서 지자체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해 전체의 10∼50%를 국비에서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국비를 우선 지원하고 나머지 지방비는 민간투자와 지자체 분담액으로 충당하면서 사업 종료시까지 매칭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으나, 올해부터 국비를 우선지원하지 않고 지자체가 지방비로 부담해야 할 기반시설비가 100% 마련된 경우 등에만 국비를 교부하기로 교부 방식을 강화했다.
국비 지원방식이 이렇게 바뀌자 지자체 예산이 있어도 민간투자를 받지 못한 지구는 지방비 배정액을 채우지 못해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었다.
재정비촉진지구의 기반시설 설치는 대부분 사업 초기에 이뤄지다보니 국비지원 없이는 민간투자 유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정된 재정비 촉진지구는 총 63개 지구, 332구역에 이르며 서울(33개)과 인천·경기(12개) 등 주로 수도권에 많이 분포돼 있다.
국토부 집계 결과 당초대로 국비 우선지원을 없앨 경우 민간투자 유치 등을 받지 못한 자지체는 국비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정부 예산 1천150억원 중 350억원만 교부되고 800억원은 불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 상계지구의 경우 총 기반시설 설치비 2천800억원 중 2천500억원을 민간투자로 확보해야 하지만 참여 업체를 찾지 못해 국비 지원이 불발될 위기에 놓였었다.
국토부는 그러나 이번에 국비 지원 방식이 완화되면서 상계지구 176억원을 포함해 총 500억원의 추가 국비 지원이 가능해지고, 전체 국비 지원도 850억원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가 배정된 국비는 올해 말 교부된다.
이노근 의원은 “현재 재정비촉진지구는 지구 지정과 해제, 축소 등이 반복되며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민간투자와 관계없이 지자체 분담액만 고려해 국비를 지원할 경우 기반시설 설치가 용이해지면서 재정비촉진지구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