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서 가방에 든 채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이 숨진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사망한 여성 김모(23)씨의 전 동거남으로 목숨을 끊기 전날 김씨 실종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과 면담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10분쯤 평택시 한 원룸에서 정모(31)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원룸에서는 B5 크기 노트에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도 발견됐으며 유서에 김씨에 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지난해 말 동거생활을 정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6일 김씨의 시신이 발견되자 탐문 등 조사를 통해 정씨가 마포구와 가까운 은평구 거주자들과 통화한 내역이 많았고 실제로 과거 은평구에 살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김씨의 시신 얼굴과 목 부위에 감긴 수건에 은평구의 한 사무실 이름이 찍혀 있었다는 점도 확인, 서울 서부권 지리에 익숙할 것으로 보인 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튿날인 지난 17일 오후 9시쯤 정씨의 집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은 잠긴 출입문을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강제로 열고 안으로 들어갔으나 정씨는 이미 숨진 뒤였다.
사망 시점은 발견 2∼3시간 전으로 추정됐으며 타살 정황은 보이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숨진 김씨는 가족과 떨어져 경기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작년 말부터 연락이 닿지 않아 가족이 지난 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다.
김씨의 실종 사건을 수사하던 안성경찰서는 김씨의 시신이 발견되기 약 4시간 전인 지난 16일 오후 1시쯤 정씨의 평택 원룸에서 그를 면담했다.
정씨는 당시 경찰에 “작년 말 여자친구와 말다툼하고 헤어졌고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가 이미 김씨를 살해한 상태에서 경찰과 면담한 뒤 심적 부담을 느껴 시신을 유기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행적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5시 10분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터널 위쪽 유턴 차로변에 놓인 가방 안에서 김씨가 알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