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이스하키 실업팀 안양 한라가 일본의 오지 이글스를 제물 삼아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한라는 28일 오후 일본 도쿄 히가시 후시미 아이스링크에서 치러진 2015~2016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이글스를 6-0(1-0 4-0 1-0)으로 대파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한 한라는 승점 114점으로 2위인 러시아 사할린(승점 113점)과 불과 승점 1점 차이로 극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거뒀다.
한라보다 30분 늦게 경기를 시작한 사할린은 이날 러시아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중국의 차이나 드래건을 6-3으로 격파했지만 한라의 정규리그 우승이 일찍 확정되면서 맥빠진 승리가 되고 말았다.
이로써 한라는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이자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한라가 기록한 승점 114점은 아시아리그 역대 최다 승점이다. 종전까지 최다 승점은 이글스가 2013~2014 시즌에 기록한 승점 110점이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하고도 일본의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와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맥없이 패권을 넘겨준 한라는 2009~2010 시즌 이후 6년 만의 통합우승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전날 일본제지 크레인스에 1-3 역전패를 당하며 정규리그 우승 꿈이 물거품 되는 듯 보였던 한라는 사할린이 최약체 차이나 드래건과 홈 경기에서 뜻밖에 승점 2점을 추가하는데 그치면서 기사회생했다.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은 한라는 1피리어드부터 파상공세에 나섰다. 경기가 연장전으로 접어들 경우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당연한 선택이었다.
한라는 골리를 잠시 빼고 전원 공격에 나서는 작전까지 펼칠 정도로 공격 일변도였다.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거칠게 상대 선수를 들이받으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라는 1피리어드 7분 45초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에서 수비수 알렉스 플란테의 중거리 샷이 상대 골리의 가슴팍을 맞고 흘러나오자 문전 앞에 있는 조민호가 침착하게 밀어 넣어 선취점을 뽑았다.
한라는 1피리어드 중반 신상훈의 강력한 샷이 골대 상단을 맞고 튕겨져나간 것이 아쉬웠다. 한라는 1피리어드 종료 1분 전에는 이글스의 테라오 히로미치에게 페널티 샷을 내줬으나 골리 맷 달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전날 크레인스와 경기에서 1피리어드 선제골을 뽑고도 2피리어드부터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결국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한라는 이날 경기에서는 2피리어드에 들어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피리어드 4분 10초에 마이크 테스트위드의 추가 골로 한 발짝 더 달아난 한라는 이어 13분에 이돈규, 13분 39초에 김기성, 17분 45초에는 신상우의 소나기골이 터져 나와 5-0으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한라는 3피리어드 시작 39초 만에 김기성의 이날 경기 두 번째 골로 6-0을 만들고 정규리그 우승을 자축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한라의 귀화 선수 마이크 테스트위드는 이날 1골을 추가하며 35골로 정규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조민호는 1골 1어시스트의 맹활약으로 48어시스트를 기록했으나 사할린의 알렉세이 예레민(49어시스트)에 단 1개 차이로 이 부문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