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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식목왕’ 정조에게 배운다

정조의 왕릉 나무심기, 아버지 사도세자 향한 효심에서 비롯
식목일 전통엔 나라와 백성 번영을 원하는 임금의 열망 담겨
나무심기 체계적 관리… 나무 종류·수량, 관리이름까지 기록

 

4월 5일로 정해진 식목일은 조선의 제9대 임금이었던 성종이 문무백관들과 밭을 갈았던 것을 기념하는 음력 3월 10일에서 가져왔다. 마지막 황제 순종 또한 1910년 4월 5일에 나무를 심었다고 하니, 식목일의 전통에는 나라와 백성의 번영을 기원하는 임금의 열망이 담겨 있었던 것. ‘식목왕’(植木王)이라고 불린 정조 또한 한 나라의 임금이자 만백성의 어버이로서, 나라의 안녕과 백성의 번영을 위해 나무를 심으며 후손들에게 이어질 울창한 숲을 꿈꿨다.

그런데 지금까지 정조 임금에 대한 연구와 책은 정치적 측면만을 집중했을 뿐, ‘식목왕’으로서의 면모를 살피는데는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산림자원학 박사 김은경이 쓴 ‘정조, 나무를 심다’는 ‘조선왕조실록’과 ‘일성록’ 등 고문서를 파고들며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의 나무 심은 기록을 추적, ‘식목왕’ 정조의 생애와 나무심기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저자는 2부 15장의 꼭지를 통해, 궁궐과 왕릉을 비롯해 나라 전역에 1천2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던 정조의 나무심기를 치열하게 추적했다.

저자가 발굴한 기록을 보면, 조선의 중흥을 이끈 정조가 나무심기를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했음을 알 수 있다. 정조가 정리한 기록에는 나무를 심었던 백성들의 이름과 이들이 일한 기간, 이들에게 지불한 품삯에 대한 정보가 남아있다. 또한 고을 사또와 아전들, 나무를 심었던 군인들, 나무 심는 일을 감독했던 관리들의 이름까지 드러난다. 정조는 나무를 심고 난 뒤에는 반드시 시상을 했으며, 이들에게 시상한 내역을 기록했다. 이때 심은 나무의 종류와 수량, 나무를 캐어 온 곳과 캐어온 사람, 운반한 사람들에 대한 기록까지 남아있다. 저자는 정조의 나무심기가 아버지 사도세자(장헌세자, 장조)를 향한 효심(孝心)에서 비롯됐으며, 이렇게 출발한 왕릉의 나무심기가 결국 백성의 미래를 준비하는 임금이자 어버이로서의 나무심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즉위한 시점부터 승하할 때까지 나무심기에 매진했던 정조의 생애를 들여다보며, 정조가 느티나무·소나무·버드나무·뽕나무·오얏나무 등을 특별한 장소에 심었던 까닭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역대 임금들과 정조가 지녔던 숲을 향한 열정과 마음을 이제는 우리가 물려받아야 하며, ‘나무 심는 임금님’ 정조의 삶을 통해 참된 리더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도 함께 살펴보길 권한다. 1800년, 정조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심은 나무의 생명력은 씨앗에서 씨앗으로 전해져 아직까지 여전하다. 그리고 그가 담아냈던 나무 심은 기록은 시간을 달려 우리에게로 왔다. ‘정조, 나무를 심다’는 정조가 즉위한 지 240년이 되는 해에, 그의 치세 동안 이뤄졌던 나무심기에 대해 모두에게 알리면서 나무심기와 식목일의 의미를 되살린다. 저자는 “정조의 나무심기는 애민사상에 기반한 것”이라며 “정조를 통해 통치자에게 필요한 덕목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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