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매서웠다.
선거때마다 박근혜 마케팅에 의존했던 새누리당에는 채찍을, 더불어민주당에는 향후 정국을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실어줬다.
총선 때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며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한 경기·인천에서 더민주가 절반이 넘는 의석수를 휩쓸었고, 이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귀결됐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내 60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40석을 획득했다.
이는 전체 의석수의 66.7%에 달하는 수치다.
52석 가운데 29석(55.8%)을 획득한 19대 때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며 ‘여소야대’ 구도를 확대했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19석을 얻는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도내 전체 선거구는 지난 19대 때 52석에서 60석으로 확대된 반면 새누리의 획득 의석수 비율은 40.4%에서 31.7%로 축소됐다.
정의당은 가까스로 1석을 건졌고 국민의당은 전패했다.
더민주는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도내 정치 1번지인 수원갑(장안)을 포함해 각 당이 심혈을 기울였던 수원지역 5개 선거구를 모두 싹쓸이했다.
특히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내리 5선을 한 새누리당 텃밭인 수원병에서 김영진 지역위원장이 새누리 김용남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보수 색채가 짙은 성남분당갑과 분당을에서도 더민주의 김병관·김병욱 지역위원장이 새누리당의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과 전하진 의원을 눌러 이변을 낳았다.
새누리는 원유철 원내대표와 유의동 의원이 평택 갑·을에서 나란히 당선되고, 전통적 강세 지역인 안성과 포천·가평, 여주·양평 등에서 강세를 이어가며 체면치레를 했다.
도내 신설구 8곳의 성적 역시 더민주가 6석으로 2석의 새누리를 압도했다.
신설구 최대 격전지였던 수원무는 3선의 더민주 김진표 전 의원이 재선의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을 제압했고, 용인정에서는 경찰대 교수를 지낸 더민주 표창원 당 비대위원이 중앙일보 출신의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비례)을 제치고 국회에 입성했다.
13개 선거구에서 벌어진 리턴매치도 야당이 9대 4로 선전했다.
수원갑에선 더민주 이찬열 의원이 새누리당 박종희 전 의원을, 부천소사에서는 더민주 김상희 의원이 새누리당 차명진 전 의원을 누르고 각각 당선됐으며 여야를 대표하는 간판급 여성 정치인이 3번째 진검승부를 벌인 고양정에서는 더민주 김현미 의원이 새누리당 김영선 전 의원을 꺾었다.
인천에도 더민주가 전체 13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7곳을 가져갔고, 새누리는 4곳을 차지했다. 2곳은 무소속 당선이다.
지난 19대 때는 12곳을 더민주와 새누리가 6곳씩 가져갔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여야가 모두 과반을 넘지 못한 가운데 더민주는 지역구 110곳과 비례대표 13석을 차지, 총 123석으로 원내 1당으로 등극했다.
새누리는 지역구 105곳과 비례대표 17곳 등 총 122석을,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각각 38석(비례대표 13곳), 6석(비례대표 4석)을 획득했다.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11곳은 무소속이 당선됐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