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궁금한 점은 전화가 아닌 이메일로만 질의하세요.
B : 이해 안가는 부문은 통화로 해야…
A : 말끊지 마시고…
C : 우리 기관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으로 초과근무가 어려웠으나 지난해에는 예년과 같이 업무가 진행, 초과근무로 인한 상대적 인건비 상승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A : 그건 기관 내부 사정이다. 기관별 사정을 일일이 다 받아 줄 수는 없다.
D : 처음 듣는 얘기다. 다시 설명해달라.
A : 공문으로 설명회 참석을 요청했다. 설명회 불참으로 이해 못하는 것은 당신들 책임이다. 다시 설명하게 하지 마라.
E : 기관 창립 기념품이나 직원 생일 선물조차 인건비에 포함되나.
A : 행정자치부 총액인건비 기준에 따른 것이다. 우리에게 묻지 마라.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맡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소속 직원과 공공기관 담당자간 오간 대화로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경기도와 도 산하 공공기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등에 따르면 KMAC는 지난 21일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경영평가 총액인건비(현 기준인건비) 부분 설명회(18일)에 이은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25개 공공기관(한국나노기술원 제외) 가운데 개별법에 따라 별도평가를 받는 7곳을 제외, 총 18개 기관이 경영평가를 받게된다.
평가는 오는 7월까지 진행되며 지난 1월 KMAC이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참석자들은 총액인건비제가 올해 처음으로 경영평가에 적용되는 데다 설명회에 이은 세부내용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이다보니 실무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동문서답형이거나 면박성 대답 뿐이었다.
한 기관 담당자가 “2014년은 세월호와 메르스 등으로 기관 운영이 위축된 반면 지난해에는 운영이 정상화, 예년 수준의 초과근무 등으로 전년대비 인건비가 부풀려지게 된다”고 질의하자 KMAC 측은 “그건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 정확한 팩트(인건비 상승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또 “설명회 때 다른 직원이 참석, 인건비 부분에 대한 설명을 못들었으니 다시 설명해달라”고 말하자 “공문으로 설명회 참석을 요청했다. (참석하지 못한 것은) 당신들 책임이다”라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도감독권을 쥐고 있는 도는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KMAC 측이 일정을 알려주지 않아 이날 회의가 열리는지 조차 몰랐다고 도는 변명했다.
산하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경영평가가 무기도 아니고 용역회사에서 조차 갑질을 벌이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참석자 대부분이 피감기관 입장으로 이렇다할 항변조차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KMAC 측은 “결과가 나온 객관적인 데이터만 가지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상호 입장차가 있다보니 ‘갑질’이라기 보단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나온 해프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경환·조용현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