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과외를 받던 수험생 부모를 상대로 대학입학 청탁 명목 등으로 수년간 19억원을 가로챈 명문대 출신 30대 과외교사가 구속됐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 행사 혐의로 박모(38)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박씨는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자신의 과외 제자의 어머니 이모(49)씨를 속여 49차례에 걸쳐 19억75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5년간 이씨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박씨는 대학교 입학 청탁금·검찰 수사 대응·공탁금 명목 등의 각종 거짓말을 둘러댄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학생은 고 3때부터 3수까지 3년여 동안 박씨에게 과외교습을 받았으며, 박씨는 모 논술학원에 돈을 주면 그 학원과 연결된 대학교의 입학전형에 아들의 이름을 올리는 방법으로 입학을 청탁할 수 있다고 속여 16회에 걸쳐 5억5천만원을 편취했다.
또 과외교습 기간이 끝난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수원지검에서 대학입학 청탁 관련 수사에 착수해 대학입학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주식투자를 위한 거래를 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증권계좌로 돈을 입금해야 한다고 꾀어 역시 16회에 걸쳐 6억7천100만원을 편취했다.
이밖에 수원지검 담당수사관 명의 계좌로 특별형사공탁금을 내면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속여 15회에 걸쳐 6억5천650만원, 감사반에 뇌물로 줄 채권을 사야 한다고 속여 3천만원을 가로챘다.
검찰은 지난달 말 피해자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피의자를 체포, 휴대전화 및 노트북에 들어있는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고 계좌거래 내역을 조사해 범행 일체를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비슷한 범죄로 현재 집행유예 상태인 피의자가 과거에 구속기소된 사건의 주임검사 및 해당 검찰청 부장검사를 빙자해 일을 꾸미는 등 매우 지능적인 수법을 활용했다”며 “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지정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 대학 법학과 출신인 박씨는 2014년 5월에도 대학입학 청탁비 명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3천만원을 가로채고, 국립고 학교장 명의의 입학추천서를 위조했다 수원지법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안양=장순철·양규원기자 j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