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를 치를 때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종친회의 폭행으로 병원에 입원중인 남원양씨 한 종친의 호소다.
남원양씨 문양공파 김포, 검단 유림들이 춘계제향을 봉행하는 장소에서 종중간 폭력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지난해 임시총회에서 회장 선출 등을 둘러싸고 몸싸움이 벌어진지 1년도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종중간 사소한 말다툼이 급기야 전기충격기와 쇠파이프 등이 난무하는 문중폭력으로 비화돼 파문이 일고 있다.
27일 남원양씨 문양공파 김포 종친회측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2시 김포시 양촌면 대포리 우저서원에서 개최된 춘계제향제에서 종친회 전 회장인 양영모(74)씨가 한 종중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머리를 맞아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 발단은 양 전 회장 등 남원양씨 문양공파 종중 70여명이 춘계제향을 마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양 전 회장측과 입장을 달리하는 종친인 양모(52)씨가 욕설과 함께 숨겨온 전기충격기로 양영모 전 회장의 목에 들이댔다가 뿌리침을 당하자 이번에 쇠파이프를 꺼내 머리를 내리친 데 따른 것으로, 행사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다행히 양 전 회장은 생명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으나 결국 흉기까지 휘두른 폭력사태로 경찰 수사까지 받게돼 조선 세종부터 성종까지 6조에 걸쳐 춘추관사, 성균관사, 홍문관 대제학, 악학제조, 대사헌, 공조판서, 이조판서 등을 지낸 대학자인 문양공의 업적을 후손들이 부끄럽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원양씨 문양공파 종친회간에 폭력은 양촌읍 대포리 산업단지 개발에 불어난 종중재산 다툼으로 비화돼 종친회장에 대해 업무정지 가처분과 배임 등으로 계류중이며 현재 법원에서 위임한 변호사가 임시 회장 대행을 맡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더욱이 자손들에게 충효사상을 일깨우기 위해 제를 모시는 우저서원 출입 문제를 놓고 종친회 전 회장측과 새롭게 선출돼야 한다는 일부 종친회간 알력이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폭력 사태를 연출해 지역사회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종친회 양모씨(60)는 “폭력행위로 이어지는 사태는 정당성 여부를 떠나 지역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조상들 뵐 면목이 없다”며 “자손들이 문중간 이런 행태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 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포=천용남기자 cyn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