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15 세계 책의 수도’ 선정을 기념해 발간한 시집에 창씨개명을 미화한 작품이 수록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시 작품 선정에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이 선정했다고 알려져 자문위원의 선정과정에 공정성과 이 후 선정된 시에 대한 검토작업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9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책의 수도를 기념해 인천을 배경으로 또는 인천 출신 작가들이 쓴 시 173편을 엮어 시선집 ‘문학산’을 발간했다.
문학산은 1천500부를 인쇄해 인천 중·고교와 공공도서관, 각 기관에 배포됐다.
논란이 된 작품은 시집 가장 마지막에 수록된 ‘시인의 모습’이다.
작품에는 일본강점기 창씨개명으로 바꾼 일본 이름을 예쁘다고 표현하는가 하면, 창씨개명한 선생님을 아름다운 시인으로 생각했다는 문구가 나온다.
내용은 ‘집에 돌아가 우리 선생님이 창시개명해서/ 靑松波氏 선생님이라고 말씀 드렸다/ 아버지도 당장 말씀하셨다/ 아 이름 한번 예쁘구나/ 너희 선생님은 너희 선생님은 詩人이시구나/ 종이에다 붓으로 먹물을 찍어 靑松波氏라고 쓰며 계속 감탄하셨다’고 적혀 있다.
시구 전체의 내용상 일제의 창씨개명을 미화하고 독려한다고 해석하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인천시는 문제의 시가 시선집에 수록된 것이 적절치 않았다고 보고 시선집을 회수·폐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류정희기자 rjh@